2019년09월16일mon
기사최종편집일  최종뉴스편집일
비마이너로고
news
뉴스상세검색 버튼
기사등록 기사제보
전체메뉴 펼침
HOME 뉴스홈 > 뉴스 > 사회 > 성소수자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혐오에 둘러싸였던 퀴어문화축제, 5만 명 행진으로 존재감 드러내다
2016년 17회 퀴어문화축제, 보수 기독교 방해에도 성황리에 종료
등록일 [ 2016년06월12일 01시37분 ]

11일 퀴어문화축제 행진이 시작하는 모습. 축제 자원봉사자들이 무지개 천을 들고 행진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보수 기독교 단체에 둘러싸여 열렸던 2016년 17회 퀴어문화축제. 그러나 5만여 명에 이르는 참가자들은 이에 위축되지 않고 성소수자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냈다.


11일 ‘Queer I am, 우리 존재 파이팅’을 슬로건으로 하는 퀴어문화축제의 퍼레이드(행진)가 성황리에 끝났다. 이 슬로건은 ‘여기’, ‘이곳’을 뜻하는 Here를 Queer로 바꿔 적은 것으로, 성소수자들이 자신들의 모습 그대로 사회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자칫 행사 당일 그 기회가 날아갈 뻔했다.


예수재단 등 보수 기독교 단체는 11일 축제 장소를 점거하는 방식으로 퀴어문화축제를 무산시키려 했다. 이는 지난 수년간 이들 단체가 취해온 방법 중 하나다. 예수재단 등은 지난달 ‘한국교회 미스바 구국금식기도성회’를 개최한다는 명목으로 8~10일까지 서울시청 광장을 대여했다고 밝혔다. 예수재단 등은 “11일까지 광장을 지키면 동성애자들이 행사 자진 취소하게 될 것”이라며 회원들과 다른 보수 기독교 단체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실제로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아래 조직위)에 따르면 예수재단 회원들은 행사 당일 자정부터 광장 점거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날 새벽 서울시가 공권력을 동원해 이들을 끌어내면서, 축제 준비 지연, 무산과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퀴어문화축제가 열리게 되면 보수 기독교 단체는 그 앞에서 맞불집회를 열곤 했다.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 예수재단, 총신대학교회 등 보수 기독교 단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1일 대한문, 서울시청 정문, 재능교육 빌딩, 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퀴어문화축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광장 사방에서 고성으로 찬송가를 부르거나, 북을 치거나, ‘동성애 아웃’ 등의 구호를 외치며 축제 참가자의 발언이나 공연, 정보 전달을 방해했다.
 

시청광장 동쪽 맞은편 인도 재능교육 건물 앞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 회원들이 집회하는 모습.

그러나 이들 단체의 조직적 방해에도 5만 명(조직위 추산, 경찰 추산 7000명)의 성소수자, 시민, 외국인 등이 이날 서울시청으로 몰려들었다. 지난해 축제보다 2만 명이 더 모인 것이다. 미국, 유럽연합, 독일, 프랑스 등 14개국 대사관, 구글코리아, 러쉬코리아 등 다국적 기업이 축제를 지지하거나 후원했다. 지난 10일에는 성소수자 혐오를 반대하는 연구자 353명, 당일에는 121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축제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인권단체 정당, 대학 동아리, 대사관, 기업 등 104개 단체는 광장 부스 행사에 참여했다.
 

오전 11시 축제 부스 행사 때 다소 한산했던 시청 광장은 오후 2시경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될 때쯤 크게 붐볐다. 부스 행사와 성소수자 당사자들의 공연을 즐겼던 참가자들은 오후 4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약 2시간가량 시청광장-을지로입구-명동-을지로입구-시청광장, 지난해보다 300여 m 늘어난 2.9km 거리를 행진했다.
 

강명진 조직위원장은 참가자들에게 “주변에서 시끄럽게 혐오하고 비하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렇지만 우리가 기죽거나 스스로를 감출 필요는 없다.”라며 “축제에서 우리를 드러내고, (다음 축제까지) 1년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호소했다.
 

축제 참가자들이 공연을 보며 환호하는 모습.

참가자들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등 7개 단체의 차량을 따라가면서, 차량 위 댄스팀과 함께 춤을 췄다. 일부 참가자는 각기 준비한 무지개 깃발과 피켓으로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대중들에게 알렸다. 성소수자 부모 수십 명은 자녀들의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긍정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에 나섰다. 행렬은 끝없이 이어져, 맨 끝에서 행진한 참가자들이 시청에서 출발하기까지 1시간 가까이 걸렸다.
 

행진 대열은 길을 지나던 상당수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행진 참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 시민들도 있었다.
 

반대로 보수 기독교 단체의 집회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동력이 떨어지는 모양새였다. 경찰이 집계한 집회 참가자는 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000명이 줄었다. 지난해 도로 차선을 점거했던 대한문 앞 집회가 올해는 거의 인도 위에서만 진행됐다. 정오 경 예수재단 회원들이 축제장 정문을 점거하거나, 행진이 시작할 때 단체 회원 10여 명이 행진을 방해하려 도로에 뛰어들어 경찰과 사소한 충돌이 있었다. 그러나 축제나 행진에 지장을 주진 않았다.
 

  보수 기독교 단체 회원이 행진이 진행 중인 도로로 나갔다가 경찰에게 제지받는 모습. 행진 참가자가 '동성애는 죄'라는 피켓을 든 보수 기독교 단체 회원을 두고 오히려 손을 흔들고 있다.

경찰에 제지당한 보수 기독교 단체 회원들은 행진 구간 인도 곳곳에서 피켓을 들고 참가자들에게 “동성애는 죄다. 예수의 이름으로 회개하라.”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질렀으며, 손가락으로 크고 작은 하트 모양을 만들며 ‘사랑이 혐오보다 강하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강 조직위원장은 “(성소수자들이) 시민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 같이 즐기는 축제로 또 한 발 나아가게 돼 의미가 크다”라고 이번 축제 의미를 밝혔다.


한편 이날 행진을 시작으로 개막한 17회 퀴어문화축제는 퀴어영화제, 전시회, 파티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며, 19일 영화제 폐막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부스 행사 중 풍물패가 공연하는 모습.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 대사관에서 보편적 인권을 홍보하는 부스를 차렸다.
한 참가자가 동성애 전환치료의 폭력성을 묘사하는 옷을 입고 있다.
예수재단 회원들이 정오 경 축제 광장 입구 앞을 점거한 모습.
11일 오후 2시부터 광장 메인무대에서 공연이 시작됐다. 'G-Voice'와 '아는 언니들'이 합창하는 모습.
쿠시아 디아멍(Kuciia Diamant, 가운데)의 춤 공연.
무지개 깃발을 든 행진 참가자가 보수 기독교 단체의 방송차를 지나치고 있다.
행진 참가자들이 시청 앞 도로를 메우고 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트럭 위에서 사람들이 몸을 흔들고 있다.
퀴어문화축제 행진에 참가한 장애인단체 활동가들.
법무사라고 밝힌 일본인 참가자가 "한국의 성소수자를 지원한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보수 기독교 단체 회원이 행진 구간을 바라보며 피켓을 든 모습.
성소수자를 자녀로 둔 참가자들이 성소수자 혐오를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
일본에서 온 도쿄 레인보우 퍼레이드 팀이 참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무지개 깃발, 부채 등을 들고 행진하는 참가자들.
시청에 도착한 '스파이스' 공연 팀이 자축 의미로 악수하는 모습.
도쿄 레인보우 퍼레이드 팀이 행진하고 돌아온 참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올려 0 내려 0
갈홍식 기자 redspirits@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텔레그램 비마이너 구독하기 비마이너 paypal로 일시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비마이너 정기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올해 퀴어축제 슬로건은?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
동아시아 성소수자 부모, 자녀의 권리 위해 어떤 일을 했을까?
대구퀴어축제, '사랑'과 '자긍심'이 혐오 이겼다
퀴어퍼레이드 3만 명 행진, 혐오에 ‘사랑’으로 맞불 놔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트랜스젠더 성별정정 허가된 지 10년, 그러나 ‘갈 길이 멀다’ (2016-06-23 17:13:26)
김조광수-김승환, 우리가 법적 부부가 아니라고?…“항고할 것” (2016-05-26 14:32:05)
비마이너의 아름다운 유혹, 독자 인터뷰 비마이너의 아름다운 유혹, 독자 인터뷰 더보기
제9회 세계인권도시포럼, 인권의 도시는 상상하라! '시설없는' 사회를~, 뉴질랜드 people first에서 발달장애인 자기옹호 운동을 듣다!
신간소개기사보기 도서 구매하기
Beminor SNS 비마이너 페이스북비마이너 트위터비마이너 텔레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