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앞에서 12세 장애아동 발가벗겨 목욕
"장애인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공개사과해야"

▲오마이TV가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중증장애아동을 목욕시키는 모습을 촬영한 장면. © 오마이TV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중증장애아동을 알몸으로 목욕시키는 장면을 기자들 앞에서 연출해 장애아동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나 의원은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중증장애아동시설 가브리엘의 집을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 이 과정에서 나 의원은 중증장애로 혼자서는 거동이 불편한 12세 남아를 취재인 앞에서 발가벗겨 목욕시켰다. 욕실에는 전문 사진 촬영 때 사용하는 ‘반사판’ 등의 조명 장비 등도 설치돼 있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27일 논평을 내고 “나경원 의원은 사진을 찍기 위해 아이들을 모욕한 데 사과하라”라고 요구했다.

 

김 부대변인은 “나경원 의원은 중증장애로 홀로 거동이 불편한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를 취재진이 보는 앞에서 발가벗겨 목욕을 시켰다고 한다”라면서 “더욱이 욕실에는 전문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반사판, 조명장비’ 등이 설치돼 있었다고 하니 우연히 생긴 해프닝으로 볼 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보기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 작위적인 상황을 연출한 것은 비난받아야 하며,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인권마저 짓밟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라면서 “나경원 의원은 중증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인권을 침해한 데 대해서 분명하고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힐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장애인들을 선거 쇼에 이용하는 이런 사태들을 보면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면서 “서울시 활동보조 자부담 폐지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48일째 시청역에서 농성 중인 장애인들의 요구에는 눈을 감으면서,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으로 전락시키고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한 것에 대해 나경원 의원은 공개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나 의원 쪽은 “카메라 기자들이 목욕하는 것도 찍겠다고 한 것”이라며 “조명시설은 우리가 설치한 게 아니라 중증장애인시설이 전문가들을 불러 홍보용 사진을 찍기 위해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8일 늦은 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중증장애인 알몸 목욕 인권침해,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비마이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