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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을 것이라고는 쇠사슬밖에 [두개의시선]
2019-08-23 11:59:00 최인기
오랜만에 장애인 투쟁에 참석한 후배가 뙤약볕을 걷다가 뭐라고 중얼거린다. “그런데 장애등급제는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나 보네…” 조금 엿들은 기억을 살려서 후배에게 훈수를 둔다. “말로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한다고 하지만, 실제 예산을 올려서 충분한 서비스 지원이 되어야 ‘진짜’ 폐지지 안 그래? 방금 집회 사회자가 그러잖아. ‘장애인연금, 활동지원, 주간활동’ 등 예산의 획...
노량진 수산시장 명도집행은 완료되지 않았다 [두개의시선]
2019-08-10 12:45:12 최인기
9일 오전 6시경부터 시작된 노량진수산시장 10차 명도집행은 구 시장의 모든 점포에 대한 명도완료가 아니었다. 법원 집행관은 명도완료를 선언하고 수협은 보도자료를 통해 모든 점포가 폐쇄되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명도집행은 개인의 사유재산에 대한 집행이기에 그 절차가 매우 까다롭고 신중해야 한다. 관련 법률에도 집행과정은 합법적 절차를 준수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날의 명도집행은 최소...
스펙터클한 대한민국이라는 시장 [두개의시선]
2019-08-02 22:18:42 최인기
휴가 떠날 곳을 찾는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다. 그리 멀지 않다. 1호선 전철을 타고 노량진역에 내리면 된다. 출입구를 나오면 멀리 우뚝 솟은 굴뚝, 길게 뻗은 육교가 보일 것이다. 들어오려면 좀 복잡하다. 커다란 콘크리트로 막아놨기 때문이다. 등산한다는 심정으로 오면 어려운 것도 없겠다. 곳곳에 해골과 철거를 알리는 으스스한 낙서가 ‘레트로’ 한 분위기다. 법률에 근거하면 시장개설자와 책임...
가짜가 ‘진짜’가 되도록 [두개의시선]
2019-07-02 12:47:54 최인기
장애인들이 한강 다리를 건너고 있습니다. 10년의 투쟁과 1,842일 광화문 지하도 농성의 성과로 장애등급제가 31년 만에 폐지가 시작된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폐지되기 위해서는 또 기나긴 싸움이 필요하겠지요. 가짜가 진짜가 되도록 힘과 마음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우린 단지 지옥을 탈출했을 뿐입니다 [두개의시선]
2019-06-25 11:30:59 최인기
...길바닥에 뒹굴며 구르는 돌멩이처럼 단 하루를 살더라도 새처럼, 구름처럼 맑은 자유 누리며 하늘 훨훨 날아 사람답게 살겠다고... 2019년 6월 22일 대장암 투병 중 고인이 된 박정혁 님이 쓴 시 “우린 단지 지옥을 탈출했을 뿐입니다”를 인용했습니다. 영혼조차 황폐하게 만든다는 시설을 나와 2005년 겨울 서울대공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양한 사람들 [두개의시선]
2019-06-03 13:00:38 최인기
구원 씨는 충주에서 상경해 스무번째 서울 퀴어 퍼레이드에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가 열렸습니다. 집회 참석자들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등이 적힌 팻말과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칩니다. 세상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있듯이 다양한 성소수자도 언제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저 다양한 사람만 있을 뿐 정상과 비정상은 존재하지 않는 거죠. 구원 씨는 모처럼 푸...
썩은 냄새가 스멀스멀 풍긴다 [두개의시선]
2019-05-07 12:12:35 최인기
올해 72세이신 박순선 어머니는 노량진 구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파신다. 40년 청춘을 바쳐 장사한 대가로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 불편하시다. 지난 4월 27일 수협중앙회에서 거대한 콘크리트 벽을 시장 주변에 쌓아놔 출입을 봉쇄했다. 늙은 상인은 생선 피 냄새 진동하는 바닥에 주저앉아 운다 수협중앙회 회장은 불법 선거로 구속되기 직전이다. 썩은 냄새가 스멀스멀 풍긴다. 박순선 어머니는 평생 이런 수모는 처음 겪...
화들짝 봄이 지나간다 [두개의시선]
2019-04-20 20:41:45 최인기
4월이 되면 수성 거리며 봄꽃이 피어난다 장애인을 둘러싼 이야기도 함께 피어난다 "누구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네 아직도 살만한 곳이지 희망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네" 사랑을 베푸는 이웃들이 벌처럼 날아들었다 불굴의 투지로 장애를 극복하고 열매를 맺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아픈 가지에 새순이 나듯 장애인들은 동정 따윈 필요 없다며 거리로 나섰다 "장애등급제 폐지하라"...
어떤 이름은 죽어서도 투쟁한다 [두개의시선]
2019-03-25 13:56:40 최인기
홀로 아이를 키우던 그녀는 장애인이었다. 청계천 노점상이었다. 가난한 이들에게 제공한다던 ‘기초 생활 보장제도’는 출발부터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에 턱없이 부족한 제도였다. 게다가 그녀는 가혹한 노점단속과 멸시에 시달렸다. 2002년 3월 26일 새벽, 봄소식으로 충만할 무렵 그녀의 운명은 더 이상 피어나지 못하고 나뭇잎처럼 떨어졌다. 세상은 삶의 기회를 열어주지 않았던 것이다. 청계천 복원공사로 ...
편견의 벽 [두개의시선]
2019-03-04 19:25:46 최인기
2014년 4월 20일입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고속버스에 탑승하려고 했던 장애인을 향한 경찰의 최루액 분사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하여 법원은 “경찰의 분사기 사용은 목적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고, 부득이하게 필요한 최소 범위 내에서 절차대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고속버스를 이용하겠다는 것을 두고 최루액을 쏘며 저지한다는 ...
우리는 모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두개의시선]
2019-02-02 13:23:18 최인기
골형성부전증을 가진 라나 씨의 딸, 연수의 첫돌입니다.(관련기사: 같은 장애 가진 아이와 저, '여기서 함께' 행복하고 싶어요) 맞아요. 우리는 모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우리에게 와줘서 정말 고마워.
개발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 [두개의시선]
2019-01-24 10:56:43 최인기
개발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 내버려진 작고 여린 생명과 천덕꾸러기로 내몰려 학대당하는 짐승을 본다. 보금자리를 잃는 건 사람만이 아니다. 존재하지만 그림자처럼 부유하는 것들, 굶주림에 떨거나, 내몰려 쫓기거나, 그러다 결국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마는, 청계천 을지로 길고양이의 모습에서 삶의 한 단면을 슬쩍 떠올린다. 우리도 길고양이처럼 이리저리 치이다 내몰리는 것은 아닌지?
해맑은 아이의 웃음 뒤 수심 깊은 아빠 얼굴 [두개의시선]
2018-12-06 17:11:38 최인기
아이는 마냥 신났습니다. 기자들의 카메라 세례가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전국의 농민들과 함께 ‘민중대회’에 참여한 아빠는 밥 한 공기 값이 껌 한 통 값도 안 되는 현실에 참담한 표정입니다. 여의도 아스팔트 바람이 차갑게 불어와 아이의 콧잔등이 빨개졌습니다. 아이의 자라는 키만큼 세상이 좀 더 정의로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동글동글 도리도리 엄마 찾는 아가였을 적 [두개의시선]
2018-11-13 20:40:20 최인기
동글동글 도리도리 엄마 찾는 아가였을 적 햇볕 따스하게 펼치며 대청마루 데우던 초여름 한낮은 부스스 못 다한 하루 잠을 채우고 또 채우기에 딱 좋았네 엄마는 잠깐 대문 밖 몇 걸음 어디쯤 나가시고 삐그득 열려 있는 대문 틈만큼 햇볕 접힐 때 휘~ 파닥 휘~ 파닥 기와지붕 천장에 날아든 제비, 또 제비. 그땐 너무 놀라고 무서워 앙앙 울고 말았었지만 이렇게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난 미안해 아쉬워. 내 첫사랑일 수 있었는...
우리 주변을 서성이는 폭력 [두개의시선]
2018-11-02 16:07:52 최인기
오늘 오전, 김포지역에서는 노점상들이 시장실을 단속에 항의하였습니다. 대화 도중에 그 틈을 이용하여 단속한 것입니다. 어제 아현동 재개발지역 사진이 한 장 올라왔는데요. 용역 깡패들이 소화기를 철거민에게 뿌려 댄 사진이었습니다. 양진호 한국 미래기술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회사 연수원 등 10곳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직원 폭행과 엽기행각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찾는다는군요. 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