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장애인 버스비 무료’ 등 공약에 발달장애인 정책 ‘전무’
‘어울림플라자 재검토’ 사과했지만… 장애인 공약 진정성 의심돼
“서울시 발달장애 정책 무너질 우려”… 발달장애인 공약 수립 촉구

1일 오전 11시 서울부모연대는 여의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실 앞에서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기’ 위한 공약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 이가연
1일 오전 11시 서울부모연대는 여의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실 앞에서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기’ 위한 공약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 이가연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발달장애인 정책 공약이 전무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규탄했다. 얼마 전 어울림플라자 재검토 현수막을 내걸었다 철회한 이력이 있는 오 후보의 장애인 공약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1일 오전 11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아래 서울부모연대)는 여의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실 앞에서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기’ 위한 공약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장애인이 행복한 서울 만들기-장애인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으로 △안심 보행이동권 △안심 장애인 이동 △소통 창구 신설 △생활안정 지원 강화 △의료접근성 강화 등을 내걸었다. 

그러나 발달장애인에 대한 공약은 없다. 오 후보는 발달지연 아동에 대한 조기 진단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말 그대로 의료적 ‘진단’일 뿐 발달장애인들의 삶을 지원하는 정책은 아니다. 

발달장애는 인지적 손상으로 인해 특별한 지원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과 돌봄은 오롯이 가족에게 떠넘겨져 있다. 과중한 돌봄 부담은 비극을 불러오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지난 2월 발달장애자녀를 둔 50대 여성이 서대문구의 한 대학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작년 8월부터 10월 사이 두 달간 서울에서만 발달장애인 세 명이 가정과 서비스 이용기관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김수정 서울부모연대 대표는 “지난 2016년 서울시청에서 42일간의 농성과 26명의 삭발 투쟁해 서울시의 발달장애인 1차 5개년 계획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오 후보의 장애인 공약 그 어디에도 발달장애인 공약을 찾을 수 없다”라며 “오 후보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그 정책들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발달장애 지원 정책 공약 수립과 ‘발달장애인 서울시 책임제’ 선언을 촉구했다.  

김수정 서울부모연대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사무실 관계자에게 정책제안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어울림플라자 재검토’ 사과했지만… 발달장애인 배제하는 공약 내걸어  

오 후보는 강서구에 ‘기호 2번 국민의힘 오세훈 어울림플라자 재건축 전면 재검토’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을 빚었다. 우여곡절 끝에 추진하게 된 장애인연수시설인 강서 어울림플라자 건립을 무산시킬 의지로 읽혀 수많은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질타를 받았다. 

비판이 일자 오 후보 측은 해당 현수막을 철거했으며, 지난달 31일 장애인단체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강서 어울림플라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전국 최초의 복합 문화·복지공간이자, 지역장애인과 주민들이 함께 얻어낸 값진 성과물”이라며 “현수막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후보로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강서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은자 씨는 “오 후보가 말하는 것처럼 ‘첫날부터 능숙하게’ 하려면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오 후보가 어울림플라자 현수막에 대해 사과했지만, 잘못을 정말 뉘우치고 있다고 모르겠다. 어울림플라자에 왜 장애인 부모들이 이렇게 난리를 치는지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있나”라고 되물었다.

오 후보는 장애인 공약에서 장애인 이동에 있어 장애인 버스요금을 무료화하고 장애인 차량 LPG소비세 감면 건의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씨는 “장애인에게 버스비를 할인해주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뭐 하나. 발달장애인은 갈 곳이 없어 버스도 못 탄다”며 오 후보의 공약이 반쪽짜리라고 비판했다. 

서울부모연대는 오 후보에게 △발달장애인 낮시간 서비스 확대 △장애인 일자리 서비스 확대 △발달장애인 주거 서비스 확충 △발달장애인 의료서비스 지원 △장애인가족지원센터 내실화 △발달장애인 권리옹호 정책 등을 공약에 포함할 것을 촉구하며, 정책제안서를 오 후보 선거사무소 측에 전달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사람들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사무실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그 위로 건물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자의 얼굴이 있는 큰 현수막이 보이고, 오 후보 얼굴 옆에는 ‘상생’이라고 써있다. 사진 이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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