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모연대, 오 시장에게 발달장애 공약 제안했지만 ‘묵묵부답’
부모들 삭발 투쟁 끝에 만든 서울시 발달장애 지원 계획 무산될까 우려 

서울부모연대는 9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서울시장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발달장애인도 서울시민이에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사진 이가연
서울부모연대는 9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서울시장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발달장애인도 서울시민이에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사진 이가연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새로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발달장애 정책 수립을 촉구했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자가 당선되어, 8일부터 서울시장 임기가 시작됐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후보시절 내놓은 장애인 공약에서 발달장애인 공약은 전무했다. △안심 보행이동권 △안심 장애인 이동 △소통 창구 신설 △생활안정 지원 강화 △의료접근성 강화 등 부실한 공약을 내걸면서, ‘발달지연 아동에 대한 조기 진단’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게 전부다. 

이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아래 서울부모연대)는 지난 1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사무실에 방문해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기 위한 공약 수립’을 요구하며 제안서를 전달했지만, 오 시장은 당선이 된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 

공약에서 발달장애 정책이 부재한 후보자가 서울시장에 당선되자, 겨우 만들어진 발달장애 정책들이 무산될까 봐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마음은 초조한 상황이다.

따라서 서울부모연대는 9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시장에게 발달장애 정책 수립과 ‘발달장애 서울시 책임제’ 선언을 거듭 촉구했다. 

김수정 서울부모연대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김수정 서울부모연대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김수정 서울부모연대 회장은 “치열한 선거전이 끝나고 서울시장이 새로 당선됐다. 첫날부터 능숙하고 공정·상생하게 시정을 펼치겠다고 했지만, 오 시장의 공약에 발달장애 정책은 미비했다. 혹시라도 그 전으로 돌아갈까 불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은 “2016년 42일간의 농성을 하며, 26명의 삭발 투쟁 끝에 비로소 서울시에서 발달장애인 지원 정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치열한 논의를 통해 만들어진 계획이 중단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넘어서는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발달장애 서울시 책임제’ 선언을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달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제대로 살 수 있는 지원이 턱없이 부족해 차별과 배제를 마주하게 된다. 김미진 서울부모연대 노원지회장은 “새로운 시장이 나오면 발달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정책이 생길 줄 알았는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라며 “발달장애인 자녀가 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없어 전전긍긍 온 사방을 다니고 있는데, 그마저도 코로나19로 더욱 갈 곳이 없어졌다. 우리가 원하는 평생교육과 지원 정책을 세워서 부모들이 편안하게 눈감고 이 나라에 자녀를 맡기고 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차별받지 않고 소중한 인간으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밝혔다. 

발달장애자녀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여한 정정애 서울부모연대 용산지회장은 “발달장애인의 부모는 지금까지 모든 일이 평탄하게 이뤄진 적이 없다. 그렇게 겨우 일구어낸 발달장애인 정책이 앞으로 더 확대되었으면 됐지, 축소되지 않도록 오 시장에게 간곡히 당부한다. 서울시에 발달장애인이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기억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정정애 서울부모연대 용산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정정애 서울부모연대 용산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기자회견 참여자들이 형형색색의 피켓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발달장애인도 자유롭게 살고 싶다’, ‘발달장애인 자립생활 보장하라’, ‘발달장애인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장애인 탈시설지원법 제정하라’라고 적혀있다. 사진 이가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비마이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