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글씨로 ‘요청 검토’라는 문구 하단에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평소보다 많은 양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한 신고를 이미 제출하셨다면 다른 건을 제출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이 쓰여 있다.

《 트위터 계정 정지와 관련한 비마이너의 입장 》

27일 오후, 비마이너 트위터 계정이 정지되었습니다. 비마이너는 이를 “혐오 세력의 신고에 의한 테러”로 짐작했으나 확인해 보니 ‘생년월일 입력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였습니다. 이번 일로 많은 분께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그러나 비마이너는 이러한 일이 촉발된 현실적 맥락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이에 대한 비마이너의 입장을 전합니다.

- 사건 경과

27일 오후 3시 45분경, 트위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로그인하자 이러한 문구가 상단에 떴습니다.

“현재 평소보다 많은 양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한 신고를 이미 제출하셨다면 다른 건을 제출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 밑에는 14세 미만은 트위터를 이용할 수 없다며 신원확인을 위해 신분증 사본을 업로드하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비마이너는 언론사 계정이기에 사업자등록증을 등록했습니다.

장애인 활동가들을 향한 테러가 심각하다는 기사를 발행한 다음 날이었습니다. 해당 기사는 트위터에서 4,000회 넘게 리트윗됐습니다. 사실 최근 장애인 지하철 시위를 전하는 비마이너 기사에도 악플이 많이 달립니다. 정확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하철 시위에 대해 발언한 직후부터입니다. 비마이너는 운영하는 모든 온라인 채널에서 활동가 개인을 공격하는 욕설과 장애혐오 등이 담긴 댓글은 발견 즉시 삭제하며 엄격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에서 유튜브 댓글 창은 아예 막아두었습니다. 독자분들께서 당연히 의견을 주실 수 있으나, 욕설과 혐오 발언은 의견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비마이너의 입장입니다. 비마이너 기자들 또한 매일 현장 취재를 나가며 거세진 혐오 공격을 경험하는 당사자이기에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어떠한 고지 없이 계정이 차단되고 “현재 평소보다 많은 양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접했을 때, 비마이너 측은 이것이 혐오 세력에 의한 신고라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SNS는 비마이너 활동을 알리는 유일한 소통창구이기에 조속한 복구가 필요하나 당시 해당 화면에 문의할 방법은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포털 사이트를 통해 관련 정보를 찾아봤지만 결론은 단 하나, 트위터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답이 언제 올지는 알 수 없었기에 비마이너는 우선 트위터 계정 삭제에 대해 오후 5시경, 텔레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사실을 독자분들께 알리게 됐습니다. 이러한 사정들로 당시 “비마이너 계정이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신고되어 삭제되었습니다. 아마 혐오 세력의 테러가 아닐까, 짐작만 해봅니다”라고 알리게 되었습니다.

- 트위터 코리아와의 소통, 현재 진행 과정

그날 저녁, 트위터 고객지원팀에서 “이 정보(사업자등록증)로는 신원을 확인할 수 없다”며 개인 신분증을 업로드하라는 메일이 왔습니다.

이후 트위터 코리아 담당 직원으로부터도 연락이 왔습니다. 28일 오후 통화에서 담당자분은 “비마이너 계정이 입력한 생년월일이 14세 미만이어서 잠가졌다”는 사실을 확인해주었습니다. 전날 로그인하는 과정에서 ‘생년월일을 입력하라’는 창이 지속해서 떠서 이를 창간일(2010.1.15)로 입력하자, 트위터가 14세 미만이라고 인식하여 자동으로 계정을 잠근 것입니다.

담당자분은 계정을 다시 풀려면 개인 신분증 사본을 제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 계정은 비마이너 언론사 공식계정입니다. 언론사 계정 운영을 위해 직원(기자)에게 당신의 신분증 사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비마이너는 이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여 담당자분께 이러한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비마이너는 “그 전에 생년월일을 입력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었던 상태로 돌려줄 것”을 요청하였고, 담당자분은 이는 본사의 확인이 필요하다며 확인 후 연락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현재 트위터 코리아 측의 연락을 기다리는 상태입니다.

- 현재 트위터 코리아를 향한 사람들의 분노는 어디서 기인했습니까?

이는 결국 비마이너의 오인에서 비롯된 ‘해프닝’일 수 있겠으나, 비마이너는 이러한 해석을 가능케 한 현실과 이후 트위터에서 비마이너 계정 복구와 관련해 트위터 코리아를 향한 수많은 항의가 어디서 기인했는가에 대해 근본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온라인상에는 테러와 다름없는 인신공격, 혐오 발언이 넘쳐납니다. 이제 더이상 온라인은 ‘가상’이 아닙니다. 온라인 댓글은 하나의 세력이 되어 오프라인의 폭력으로 이어집니다. 그것을 지금 저희가 매일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루 이용자 2억 1,700만 명에 달하는 트위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장애인 혐오를 비롯한 소수자 혐오, 성매매 등의 범죄가 트위터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비마이너 계정 삭제에 분노하시는 분들은 바로 이제까지 혐오 발언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던 트위터 코리아 측의 무책임과 방관에 분노하고 계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흐름 속에서 비마이너 사태는 방아쇠가 되었을 뿐입니다. 지금처럼 많은 분이 분노하며 항의해주시지 않으셨다면, 트위터 코리아 측이 비마이너 사무실로 직접 전화하여 원만한 해결을 위해 애써주시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비마이너 계정은 언젠가 복구될 것입니다. 이번 일은 ‘해프닝’쯤으로 지나가겠지만 초국적 SNS 기업에서 벌어지는 혐오와 폭력에 대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SNS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우리 일상과 이미 분리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인데, 이것에 대해서 그 어떠한 SNS 기업도 책임지지 않은 채 무한한 자본만을 축적합니다. 정치적 의견을 통제하고 여론을 만들어내는 힘을 가진 SNS 기업들이 그에 비례한 기업 윤리를 가지고 이를 운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비마이너는 트위터 코리아에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트위터 내에서 발생하는 혐오 발언과 범죄에 대한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합니다.

곧 트위터에서 만나 뵐 수 있으면 합니다. 많은 분께 혼란을 드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2022년 4월 28일

비마이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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