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차 삭발결의자 문상민 민들레장애인야학 사무국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3월 30일부터 5월 4일까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에 대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답변을 촉구하며 매일 아침 8시, 3호선 경복궁역 7-1 승강장(안국역 방향)에서 삭발 투쟁을 했습니다. 

5월 6일부터는 장소를 바꿔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에 대한 기획재정부 답변을 촉구하며 삭발 투쟁을 이어갑니다. 장소는 윤석열 정부가 집무실로 사용할 예정인 용산에서 가까운 지하철역 4호선 삼각지역 1-1 승강장(숙대입구역 방향)입니다. 비마이너는 삭발 투쟁을 하는 장애인 활동가들의 투쟁결의문을 싣습니다.

바닥에 사진 피켓들이 놓여 있다. 한 피켓에 “2001년 8월 29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네 시간의 버스 점거 투쟁. 활동가들이 버스 위에 올라가 ‘장애인도 버스를 타고 싶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버스 창문에도 ‘버스 타고 싶다’는 글자가 한 글자씩 붙어 있다”고 적혀 있다. 사진 이슬하
바닥에 사진 피켓들이 놓여 있다. 한 피켓에 “2001년 8월 29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네 시간의 버스 점거 투쟁. 활동가들이 버스 위에 올라가 ‘장애인도 버스를 타고 싶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버스 창문에도 ‘버스 타고 싶다’는 글자가 한 글자씩 붙어 있다”고 적혀 있다. 사진 이슬하

제 앞의 바닥을 보면 사진들이 많이 있는데요. 2001년 8월 29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벌인 버스 점거 투쟁 사진이 있습니다. 버스 위에 올라가 “장애인도 버스를 타고 싶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그때 제가 버스 위에서 핸드마이크를 들고 외쳤던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시위가 ‘불법’이냐고. 우리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우리의 이동권을 보장하지 않는 정부가 오히려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문상민 민들레장애인야학 사무국장이 삭발을 위해 흰 천을 두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 이슬하
문상민 민들레장애인야학 사무국장이 삭발을 위해 흰 천을 두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 이슬하

과연 2001년 이후 우리의 이동권은 얼마나 보장됐나요. 제가 살고 있는 인천의 고속버스터미널에 가면, 여전히 계단이 있는 고속버스밖에 없습니다.

교육은 또 어떻습니까. 장애인의 55.7%가 중학교 이하의 학력을 갖고 있습니다. 평생교육 권리를 누리고 있는 장애인은 1%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장애인의 99%가 평생교육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상민 사무국장이 고개를 숙인 채 뒷머리를 밀고 있다. 사진 이슬하
문상민 사무국장이 고개를 숙인 채 뒷머리를 밀고 있다. 사진 이슬하

과연 이런 것들이 문명국가에서 가능한 일입니까? 이동하지 못하고,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시설에 갇혀 교육받지 못하는 이 현실이 과연 문명국가에서 벌어질 일입니까?

윤석열 정부에 외칩니다. 더 이상 장애인의 인권을 외면하지 말고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문상민 사무국장과 박길연 민들레장애인야학 교장이 나란히 앉아 있는 뒷모습이 보인다. 사진 이슬하
문상민 사무국장과 박길연 민들레장애인야학 교장이 나란히 앉아 있는 뒷모습이 보인다. 사진 이슬하

저희가 삭발하는 동안 흘러나오는 노래가 ‘민들레처럼’입니다. 우리의 염원이 담긴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민들레 꽃씨처럼 퍼져나가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 목소리를 듣고 우리의 권리가 보장되는 그날까지, 저 또한 동지들과 함께 열심히 투쟁하도록 하겠습니다. 투쟁!

삭발을 마친 문상민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이슬하
삭발을 마친 문상민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이슬하
혜화역으로 이동한 문상민 사무국장과 박길연 교장이 지지발언을 들으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 이슬하 
혜화역으로 이동한 문상민 사무국장과 박길연 교장이 지지발언을 들으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 이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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