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차 삭발결의자 이철재 포천나눔의집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3월 30일부터 매일 아침 8시,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며 삭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근처 지하철역 4호선 삼각지역 1-1 승강장(숙대입구역 방향)에서 진행 중입니다.
비마이너는 삭발 투쟁을 하는 장애인 활동가들의 투쟁결의문을 싣습니다.
안녕하세요. 포천나눔의집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하는 이철재라고 합니다.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7년 동안 병간호했습니다. 당시에는 활동지원제도가 없어서 저와 가족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족으로서 당연한 도리를 한 것이지만, 활동지원제도가 있었다면 아버지가 조금 더 편히 계셨다가 가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제 직업은 활동지원사고 제가 지원하는 이용자는 최중증 지체장애인이지만 활동지원 24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중증장애인은 활동지원사가 없으면 집 안에서도, 지역사회에 나와서도 스스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활동지원 24시간을 지원받아야 하지만 아직도 못 받는 최중증장애인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살아가라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죽으라고 방치하는 정부에 분노하고 이 나라 국민인 게 부끄럽습니다. 또한 나는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이동권이 장애인에겐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란 걸 생각해보면 같은 사람으로서 매우 불합리하다 느끼고 이런 현실이 불편합니다.
장애인도 장애, 비장애 구분 없이 어울려 살며, 한 인간으로서 차별 없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길 원해서 오늘 삭발을 결의하게 되었습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장애인도 지역사회에 나와서 우리와 같이 평범하게 인권을 존중받길 원하는 마음입니다.
제 이용자와 대한민국 모든 장애인이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권리를 존중받을 때까지 같이 연대하고 싸우겠습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