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민 할머니의 뒷 모습
최인기의 두 개의 시선
2016-12-29 최인기
철거민 할머니십니다. 나이를 여쭤보니 여든이 넘으셨습니다. 이름은 뭐에 쓸라 그러냐며 그저 웃으십니다. 다리가 불편하신 듯 지팡이를 짚은 채 터벅터벅 동대문구청에서 청량리역까지 꽤 먼 거리를 걸어 오셨습니다. 사람이 살던 곳이 하루아침에 폐허가 되었습니다. 기가 막히는군요.
한겨울 동틀 무렵 철거는 생존권 침해를 유발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물리적·심리적 생활 조건을 철저히 파괴하게 됩니다. 도시 빈민들에게 민주주의는 꽁꽁 언 한겨울입니다. 먹고사는 문제로 세상이 확 뒤집힐 날은 언제일까요?
햇살이 비치는 골목길을 지나 허리 꺾인 억세기 역전으로 나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