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열차 승차권 예매, 시각장애인 접근성은 꽝
시각장애인 3분 이내 인터넷 예매 어려워, 현장 구매 외 대체 수단도 부족
올해 설 연휴 열차 승차권 예매가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이 승차권을 예매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당사자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철도공사(아래 코레일)는 오는 10일 경부선, 경전선 등 9개 노선, 11일 호남선, 전라선, 장항선, 중앙선, 영동선 등 7개 노선에 대한 승차권을 인터넷(http://letskorail.com)과 현장(역, 대리점)에서 판매한다. 인터넷 예매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현장 예매 시간은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다. 잔여석이 있는 경우 11일 오후 4시부터 인터넷, 역, 코레일톡 앱에서 판매한다.
그러나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아래 한시련)는 이러한 승차권 예매 방식이 시각장애인의 접근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승차권 중 70%를 판매하는 인터넷 예매의 경우 이용자가 접속 후 3분 이내에 표를 구매해야 하며, 예매 사이트 내용도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있다. 접속 횟수도 6회로 제한하고 있어 시각장애인이 사이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예매하기 어렵다.
또한 설 승차권 예매 기간에는 앱이나 자동발매기, 고객센터 전화 등 다른 방식으로 표를 구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물론 현장에서도 승차권을 구매할 수는 있으나, 승차권 수량이 전체 승차권 중 30%에 불과하다.
한시련은 코레일이 웹 접근성 인증마크를 부여받았는데도 정작 명절 예매 사이트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규탄했다. 한시련은 “25만 시각장애인들도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인 설과 추석에 불편 없이 가족과 친지를 만날 수 있도록 현행 예매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시련은 코레일에 인터넷 사이트의 승차권 예매 제한 시간을 제한하지 말 것, 정보 취약계층에게 승차권 일부를 할당할 것, 코레일톡으로도 예매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모바일 앱 접근성 지침을 준수할 것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