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쪽방·고시원 등 비주택 거주자 공공주택 입주 지원한다

중구, 용산구, 동작구, 관악구, 구로구 등 서울 비주택 밀집지역 거주자 대상 무(無)보증금, 이사비·생필품 각 20만 원, 이사 후 지역사회 정착 지원

2020-03-25     허현덕 기자
서울시. 사진 박승원
서울시가 오늘 4월부터 쪽방·고시원·여인숙 등 비주택 거주자의 공공임대주택 입주에서부터 정착까지의 전 과정을 지원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시가 지난해 8월 쪽방촌 거주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149명이었다. 응답자들은 △신청방법이나 프로그램을 잘 모른다(36.2%, 54명), △보증금이 부담된다(25.5%, 38명), 임대주택에 살아갈 자신이 없다(20.1%, 30명) 등이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공공주택에 입주하고 싶지만 정보에 소외돼 있거나 경제적 어려움, 이사 이후 환경변화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입주를 포기한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쪽방·고시원·여인숙 등에서 거주자를 직접 찾아 공공임대주택 입주지원 기준에 부합하는 대상자를 적극적으로 찾을 예정이다. 주거이동에 동의하면 공공임대주택 물색부터, 입주와 관련한 과정을 지원한다. 무보증금으로 경제적인 부담도 줄인다. 또한 이사비(20만 원), 생필품(20만 원)을 지원한다. 도우미를 통한 이사와 청소 등의 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입주 후에 새로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과 지역 커뮤니티 구성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임대주택 신청 후 부득이한 이유로 현 거주지를 퇴거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공공임대주택 입주 전까지 거주할 수 있는 임시거처도 마련한다.

서울시 비주택거주자 주거상향 지원사업 추진 내용. 서울시 보도자료 갈무리
 

사업 대상 지역은 서울시 비주택 밀집지역인 △중구(회현동, 중림동, 황학동) △용산구(동자동, 갈월동) △동작구(노량진동, 상도동) △관악구(대학동, 서림동) △구로구(가리봉동, 구로2·구로3·구로4동) 등 5곳이다. 이들 지역 쪽방·고시원·여인숙 등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하고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 평균소득의 50% 이하 △총자산 1억 9,600만 원 △자동차 2,500만 원 이하인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다.

입주, 이사, 정착 등의 모든 과정은 ‘주거복지센터’가 중심이 돼 자치구와 동주민센터, 종합사회복지관 등의 지역복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원하게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저주거전선에 내몰린 주거빈곤계층은 온수는커녕 샤워공간도 없고 햇빛도 들지 않아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으면서도 아파트보다 높은 평당 월세를 내고 생활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이번 비주택 거주자 주거상향사업은 주거빈곤 고리를 끊고 인간다운 주거를 보장하는 새로운 주거권 실현의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 성공을 위해 지역사회와 민간의 많은 관심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비주택거주자 주거상향 지원사업’에 서울시가 사업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서울시와 국토부 간 협력으로 추진된다. 사업은 국·시비 매칭사업으로 진행된다. 5개 자치구 주거복지센터별로 1억 4000만 원(국·시비 1:1)을 편성하고, 전담 조직과 인력을 확보해 운영한다. 강남구와 양천구는 국토부 공모에서 시 사업과 별개로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선정돼 자체 추진한다. 관련사항은 강남구, 양천구 사회복지과로 문의하면 된다.

비주택 거주자 사업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중구주거복지센터(02-2138-8791), 용산주거복지센터(02-6713-5055), 동작주거복지센터(02-816-1688), 관악주거복지센터(02-875-3197), 구로주거복지센터(02-853-9275)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