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장애와 유전자 정치

우생학에서 인간게놈프로젝트까지

2021-03-24     비마이너
『장애와 유전자 정치』 책 표지. 그린비출판사 제공.

코로나19 상황에서 미국 앨라배마주는 인공호흡기 지원 시 중증장애인과 인지적 장애인을 후순위로 할 수 있는 지침을 발표했고, 이탈리아 또한 단기간에 치료 가능한 건강한 환자를 우선순위에 두고 장애를 고려해 의료 자원을 할당할 것을 주문했다.

오늘날, 우생학이라는 용어는 더는 쓰이지 않지만 이처럼 오히려 더욱 세련된 형태로, 때론 개인의 선택을 가장한 ‘소비자 우생학’ 혹은 ‘뒷문으로 이루어지는 우생학’의 형태로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우생학의 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장애와 유전자 정치』(앤 커·톰 셰익스피어 지음, 김도현 옮김, 그린비)는 과거 우생학이 활발하게 전개된 영국, 미국, 독일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북유럽의 역사까지 풍부하게 짚으면서, 현대사회의 신자유주의적 통치 시스템과 재생산 시스템 속에서 발현되는 우생주의에 대해 집중한다. 대표적으로 20세기 말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한 인간게놈학이 있다. 이러한 신우생학의 시대에 우리에게는 어떠한 실천이 필요할까? 그야말로 국제적 우생학 연구 성과와 논의를 집대성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