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성소수자 축복' 이유로 정직된 이동환 목사, 무기한 농성 돌입
이동환 목사 “축복식 또 참가한다면, 그때는 활짝 웃을 것”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기독교대한감리회(아래 감리회) 교단으로부터 2년 정직처분을 받은 이동환 목사가 서울시 종로구 감리회본부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동환 목사는 지난 2019년 8월 열린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해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했다. 이를 본 이구일 감리회 동성애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이 목사를 감리회 교단에 고발했다. 이 목사는 결국 작년 10월 진행된 교단재판에서 목사자격 2년 정직 선고를 받았다.
이 목사는 1심 선고 2주 뒤 항소장을 제출했지만 2심 재판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채 8개월째 지연되고 있다. 올해 6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출범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와 함께 이 목사는 지난 21일부터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천막농성의 요구사항은 △감리회 재판법 3조 8항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했을 때 정직·면직·출교에 처한다’ 폐기 △동성애대책위원회 폐지 △성소수자 차별문제 해결 위한 연구위원회 설치 △이동환 목사 무죄 등 총 네 가지다. 공대위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목사는 21일, 농성장 앞에서 “나의 유무죄를 넘어서, 왜 자꾸 성소수자가 죽음을 택하는지 교회가 생각해 보면 좋겠다”며 “2심 재판 결과가 어떻게 되든 변하지 않는 사실은 하나님은 이 세상 모든 존재를 창조했고, 하나님의 창조에는 실수가 없으며, 그렇기에 하나님은 성소수자 또한 있는 모습 그대로 동일하게 사랑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시 인천퀴어문화축제 현장으로 돌아가도 축복식을 집례할 거냐는 질문에 이 목사는 “다시 돌아가면 활짝 웃으면서 축복하고 싶다. 당시 긴장을 많이 했다. 사진 보니까 표정이 굳어있더라. 다시 그 자리에 선다면 환하게 웃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