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결의문]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것뿐입니다 / 김민석
40차 삭발결의자 김민석 진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3월 30일부터 5월 4일까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에 대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답변을 촉구하며 매일 아침 8시, 3호선 경복궁역 7-1 승강장(안국역 방향)에서 삭발 투쟁을 했습니다.
5월 6일부터는 장소를 바꿔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에 대한 기획재정부 답변을 촉구하며 삭발 투쟁을 이어갑니다. 장소는 윤석열 정부의 집무실이 있는 용산에서 가까운 지하철역 4호선 삼각지역 1-1 승강장(숙대입구역 방향)입니다. 비마이너는 삭발 투쟁을 하는 장애인 활동가들의 투쟁결의문을 싣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생 때 뇌병변장애인이 된 김민석입니다.
장애인이 되고 나서 이동할 때 불편하지 않기 위해 재활운동을 열심히 하며 살아왔습니다. ‘내 장애를 극복해야지 이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구나’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하고 나서 장애를 극복하지 않고 사회가 바뀌면 장애인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출퇴근하기 위해 특별교통수단을 3시간씩 기다리거나, 버스 정류장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저상버스를 기다려야 합니다. 날씨가 추울 때는 몇 시간을 떨면서 기다려야 합니다.
저는 많은 것을 원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권리를 원하는 것입니다.
썰전라이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이 나아지고 있지 않느냐’라고 했는데, 장애인은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이동할 수 있는 게 현실입니다. 21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님이 권력을 기다리지 못하는 만큼, 장애인 이동권도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니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주십시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용산 집무실로 옮겼다고 했습니다. 대통령 취임 후 2주가 지났습니다. 우리는 소통하기 위해 삼각지역에서 계속 삭발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 소통하러 나와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취임식 때 윤석열 대통령이 35번이나 ‘자유’라는 말을 했는데, 장애인의 삶은 35번이나 쓴 ‘자유’라는 말에 속하지 않는 건가요? 이제는 더 이상 배제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장애인권리예산을 보장해 장애인이 집이나 시설에 방치되지 않도록 자유를 보장해주십시오!
기획재정부장관님, 권력예산만 우선하지 말고 장애인권리예산을 보장해주십시오!
저는 장애인권리예산이 보장될 때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