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례 최보윤 의원, 내란동조 중단하고 탄핵 표결 참여하라”

지난 7일, 최보윤 의원 윤석열 탄핵 표결 불참 “장애인 대표하는 비례대표 의원으로서의 책임 다하라” 장애계 “탄핵 표결 동참 거부 시, 퇴진 행동 돌입할 것”

2024-12-12     김소영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등 장애계가 12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당사자 비례대표인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석열 대통령 탄핵 표결에 참석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장애계는 14일에 이뤄질 탄핵 표결에 최보윤 의원이 참여하지 않을 시, “더 이상 최 의원을 장애인 당사자 비례대표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즉각적인 퇴진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오전 11시, 장애계가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당사자 비례대표인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석열 대통령 탄핵 표결에 참석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사진 김소영

- “장애인 대표하는 비례대표 의원… 표결 참여하라”

22대 국회에 입성한 장애인 당사자 의원은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 등 총 3명이다. 지난 7일, 서 의원과 김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했으나, 최 의원은 탄핵소추안이 상정되자 본회의장을 떠났고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탄핵소추안은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 3명을 제외한 나머지 국민의힘 의원 105명이 전원 표결에 불참하며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됐다.

비례대표제는 다양한 직군과 소수자가 원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이다. 즉, 장애인 비례대표는 장애인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장애인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의정활동을 하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이수미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서울지부 대표는 “최보윤 의원은 장애인을 대표해서 비례대표로 선출된 것 아닌가. 그렇다면 장애인의 권리를 먼저 생각해야 되는 것 아닌가. 7대 장애인권리법안을 생각해야 되는 것 아닌가. 왜 국민의힘 정당의 편을 들어서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인가.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최보윤 의원은 표결에 참여하고 장애인권리 보장에 앞장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기자회견 참가자가 “민주주의 파괴! 장애인권리 파괴! 윤석열을 탄핵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그의 뒤로는 국회의사당 본관이 보인다. 사진 김소영

- “계엄 시 장애인 가장 취약… 비례대표로서의 역할 다하라”

최한별 한국장애포럼 사무국장은 “최보윤 의원은 정부를 향해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준수할 것을 엄중히 이야기해 왔던 의원이다. 그러한 최 의원이 지난 7일 탄핵소추안 표결 시 본회의장을 나가는 모습을 보며 깊은 실망과 분노를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최한별 한국장애포럼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소영

최 사무국장은 쿠데타가 일어났던 미얀마, 전쟁이 발발했던 우크라이나, 학살이 자행되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상황을 언급하며 “이 3개 국가의 장애인들은 도망도, 피난도 가지 못한 채 시설에서 혹은 집에서 폭탄을 그대로 맞으며 죽어가고 부상당했다. 팔레스타인은 사망자의 70%, 부상자의 75%가 장애 여성과 아동이라는 통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계엄령과 같은 비상사태에서는 장애인 당사자들과 같은 가장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할 사람이 장애인 비례대표 아닌가”라며 “최 의원은 법률가이기 전에 양심을 가진 민주시민이다. 그 양심을 저버리지 말고 장애인 비례대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 “표결 불참, 지금까지의 장애인권리 투쟁 무시하는 것”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탄핵소추안 가결을 위한 한 표 한 표가 매우 절실해서 이 기자회견을 준비하게 됐다”며 “14일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최보윤 의원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거나 반대한다면 그것은 장애인 당사자 비례대표로서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한 지금까지의 투쟁 모두를 명백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장애인도 차별받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시민이 되기 위해 최 의원이 비례대표로서 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내란수괴범 윤석열의 하수인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최 의원의 선택을 지켜보겠다”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자회견 현장 뒤로는 국회의사당 본관이 보인다. 사진 김소영

한편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은 오는 14일 오후 5시에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