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장애인들, 대선 토론회장 앞에서 “장애인권리에 책임 있게 응답하라”

사회 분야 주제로 한 대선 토론회 진행 앞서 KBS 찾아가 목소리 낸 탈시설장애인들 이규식 서울장차연 대표 “모든 장애인, 지역에서 권리 누려야” 민주노동당과 정책협약 체결한 대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탈시설 운동가와 함께 토론회 입장

2025-05-23     김소영 기자

23일, 장애인들이 사회 분야를 주제로 하는 2차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를 앞두고 토론회가 진행되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KBS 앞에 모였다.

탈시설장애인 당사자인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 상임대표는 대선 후보자들에게 “장애시민의 권리 회복을 위해 책임 있는 행보를 보일 것”을 요구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탈시설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지난 4월 18일부터 15일간 혜화동성당에서 고공농성 투쟁을 이어간 민푸름 서울장차연 활동가와 함께 토론회에 입장하기도 했다.

이규식 서울장차연 상임대표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그의 왼쪽에는 또 다른 탈시설당사자 장애인 조선동 활동가가 있다. 사진 김소영

토론회를 앞두고 이규식 대표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장애인의 권리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기다려라’, ‘나중에 얘기하자’고 말한다. 특히나 탈시설과 최중증장애인의 권리중심노동은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 되고, 권리 실현을 요구하는 장애시민의 목소리는 혐오와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와 서울시는 ‘탈시설’을 지웠다. 지난 3년, 우리 장애시민은 아주 짙고 깊은 어둠의 시간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지하철을 탄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장애시민이 어디서든, 어디로든 시민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그 사회를 민주주의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새롭게 세워갈 민주주의에서는 아직도 시설에 남겨진 3만 명의 장애인도 지역에서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오늘 열리는 토론회의 주제가 ‘사회 갈등 극복과 통합 방안’이라 한다. 통합은 권리의 회복 없이 말할 수 없다. 장애시민의 권리 회복을 위해 정치가 책임 있는 행보를 보이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2025대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와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14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장애인시민본부 본부장인 서미화 국회의원과 정책협약을 맺기도 했다. 국민의힘, 개혁신당도 정책협약 요청서를 받아 갔으나 응답은 받지 못했다.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와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정책협약서를 들어 보이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2025대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공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와 서미화 의원이 정책협약서를 들어 보이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2025대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공

한편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자는 탈시설권리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혜화동성당 종탑에 올랐던 민푸름 활동가를 비롯해 SPC의 노조파괴에 맞서 53일 단식 농성을 벌였던 임종린 민주노총 화섬노조 파리바게트지회장, 임금 회복을 촉구하며 0.3평 철제 감옥에 스스로를 가둔 유최안 당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거통고지회) 부지회장, 이틀 전 고공농성 500일을 넘긴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의 최현환 지회장과 함께 토론회에 입장했다.

오후 8시부터 진행 중인 2차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는 KBS, MBC, SBS를 비롯해 국회방송, KTV국민방송, 복지TV 등에서 동시 생중계되고 있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튜브에서도 시청 가능하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은 이날의 주제가 사회 분야인 만큼 관심 있게 지켜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