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지원 이용자 8.9%, 1:多 매칭으로 서비스 질 하락

지난해 대비 1,302명 서비스 질 하락 겪어 장애인고용공단 “‘1:다’가 효율적일 경우 변경” 서미화 의원 “1:1 지원은 선택 아닌 기본 원칙”

2025-07-14     하민지 기자
지난해 대비 근로지원인 매칭 변동 현황. 자료 제공 서미화의원실

근로지원인 제도를 이용하는 장애인 노동자의 8.9%가 1:다(多) 매칭으로 서비스 질의 하락을 경험한 걸로 나타났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아래 공단)이 지난 9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근로지원 이용자 14,562명 중 지난해 1:1에서 올해 1:다 매칭으로 변동된 인원은 704명, 지난해 1:2에서 올해 1:3 매칭으로 변동된 인원은 598명이다. 총 1,302명으로  전체 이용자의 약 8.9%다.

1:다에서 1:1로 조정된 경우는 739명으로 전체 이용자의 5%뿐이었다. 1:3에서 1:2로 장애인 노동자 수가 1명 줄어든 경우는 304명이다. 이 외에 대부분의 인원은 변동이 없었다.

안병태 공단 근로지원부장은 14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장애인 노동자 다수가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한 시간대에 동일한 작업을 하고 있다면 1:1 근로지원은 비효율적”이라며 “‘지원평가’를 통해 1:다 매칭이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때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안 부장은 “무조건 1:다가 효율적이라는 게 아니며, 무작정 1:다로 바꾸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 노동자의 사업장 혹은 직무가 변경되면 평가를 통해 바꾼다”며 “이렇게 해서 한정된 예산 내에서 ‘진짜’ 근로지원인 제도가 필요한 장애인에게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공단의 입장은 장애계의 목소리와 다소 동떨어져 있다. 장애계는 ‘근로지원인 1:1 개별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지난 1일부터 근로지원인 1명이 장애인 노동자를 최대 5명까지 지원하는 ‘1:5 매칭’을 시작했다. 현행 1:3에서도 지적이 나오는데 갑자기 1:5로 확 늘린 것이다. 이에 장애계는 “동시지원은 중증장애인을 숫자로 쪼개는 폭력”이라고 규탄했다.

또한 1:n 매칭을 장애인 노동자의 필요와 욕구를 중심으로 정하는 게 아니라 ‘한정된 예산’이라는 틀 안에서 ‘효율’ 중심의 평가로 정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미화 의원(보건복지위원회, 비례)은 “장애인 근로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생산성, 효율성으로 평가하는 방식은 장애인을 숫자로 분할하고 지원을 쪼개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근로지원인 제도는 예산의 효율보다 당사자 중심의 근로환경과 존엄을 기준으로 설계돼야 한다. 즉 1:1 지원은 선택이 아닌,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