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탄 장애인은 왜 바다 못 가? 바다가 잘못했네!

바다를 해체할까? 아니, 휠체어를 해체하자!다가오는 7말 8초, 휠체어 이용 장애인도 바다 가고싶다!

2014-07-08     강혜민 기자

‘너구리’가 가면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한다. 제아무리 요즘엔 ‘휴가철’이 사라졌다고 한들 여름휴가는 역시 7말 8초(7월 말~8월 초)니깐.

그러나 이 휴가란 것이, 방학이란 것이, 누구에겐 그렇고 누구에겐 그렇지 않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는 특히 그렇다. 흔한 바다도 텔레비전 속 영상으로만 존재하고, 설령 바다에 간다 한들 멀찍이서 그냥 그림처럼 바라만 봐야 한다. ‘나도 해변 모래사장을 걸어보고 싶다’는 그 바람, 바닷물 속에 몸 좀 담가 보고 싶다는 그 바람. 실로 이룰 수 없는가.

나이 오십 넘어 수십 년 만에 시설에서 나와 “바다에 처음 몸 담가봤어요”하는 건 어쩐지 너무 슬프지 않은가. 왜 바다는 장애인을 받아주지 않는가. 바다가 나쁘다! 바다를 해체해야겠다!

아니다. 이는 너무 급진적이다. 박근혜식 창조경제를 ‘살짝쿵’만 발휘해보자.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도 기꺼이 바닷속에서 어울려 놀 방법은 없는가. 휠체어를 해체하자. 그렇다. 휠체어를 해체하자! 정말 그런 영상을 봤다. 휠체어를 해체한 것이다. 휠체어를 해체하여 바다에 들어갈 수 있게끔 하는 거다.

 

그렇다, 이 영상들을 보라.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바다에 들어가 마음껏 놀 수 있다. 모래사장에 휠체어 바퀴가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아도 된다. 모래사장을 질주하고 휠체어 탄 채 바다를 동동 떠다닐 수 있다. 물장구도 참방참방. 7말 8초 여름의 절정, 휠체어 이용 장애인도 수영복 입고 놀아보자!

단, 아직 국내엔 수입되지 않았다. 현재 서울시와 곰두리봉사협회에서 매년 여름 진행하는 장애인무료해변캠프에만 3대 정도 비치되어 있다. 곰두리 측은 2008년께 독일에 가서 직접 사왔다고 한다. 한 대에 몇백만 원대로 매우 비싸다고 했다.

진짜 그러한가, 뒤적뒤적 찾아봤다. 90만 원대 후반에서부터 300만 원이 넘는 것까지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장애인무료해변캠프에 있는 것은 좋은 건가 보다. 그러니깐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어쨌거나 저쨌거나 비싸다는 거다.

이 말인즉슨, 수입되어도 못 살 거야, 우린. 가난한 중증장애인에게 해변놀이용으로 수백만 원의 휠체어라니. 이 무슨 사치람.

그래도 이런 게 있다는 거, 눈으로 보고 알아두자. “장애인도 바다에 가고 싶다! 투쟁, 투쟁!” 할 때 이 부분도 참고하자. 바닷가에 이런 휠체어가 한 대씩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삼면이 바다인데 전국에 딱 한 군데, ‘요기에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해줄게. 요긴 모래 위에서 전동휠체어가 구를 수 있어’ 이렇게 해서 가는 바다 말고, 휠체어 탄 장애인도 남해안 한적한 섬마을 바닷가, 해넘이가 아름다운 서해안 해변 등 이곳저곳, 여기랑 저기랑 속속들이 골라서 가고 싶다. 

영상은 히포캠프(Hippocampe)사에서 나온 바다 휠체어(beach wheelchair) 영상이다. 그 외 바다 휠체어 관련 영상은 유튜브에서 검색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