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점거한 장애부모, 일단 ‘농성 해지’
4일간의 농성 끝으로 “서울시장의 책임있는 답변 기다린다” “대책 마련하지 않는다면 서울시청에 와서 살겠다”
갈 곳 없는 성인 발달장애인에 대한 대안 마련을 촉구하며 서울시청에서 점거 농성을 한 발달장애 부모들이 4일간의 점거 농성을 해지했다.
지난 12일 저녁 8시께 농성을 자진 해산한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아래 서울장애인부모회),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는 1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책임 있는 답변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서울장애인부모회 등은 “정무부시장을 통해 농성을 풀면 시장 면담을 준비하겠다고 답변을 받았고, (서울시 의회) 장애인 비례대표인 박마루 시의원과 우창윤 시의원의 중재로 종합적인 발달장애인 정책을 수립해나가기로 협의하여 농성을 풀고 기다리고자 한다”라면서 “박원순 시장이 발달장애인 가족들을 만나 직접 경청하고 답변해주길 바라며 종합적인 발달장애인 대책을 내놓길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서울장애인부모회 등은 4월 20일까지 서울시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김남연 대표는 “2013년부터 서울시에 평생교육지원센터를 요구했으나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하여 (평생교육지원센터의 법적 근거를 담고 있는) 발달장애인법이 제정되기 만을 기다렸다”면서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이 시설에 가지 않고 가정에서 살기 위해선 평생교육지원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중증발달장애 자녀를 둔 이정욱 씨는 “(발달장애 부모 중) 활동보조제도를 제대로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나 또한 활동보조인이 2시간 아이 밥 먹여 보고는 돌아간다.”라면서 “아이를 버릴 수 있었으면 아이가 장애 진단받았던 그때 버렸다. 스무 해 동안 한 시도 내 손안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키워왔다.”라고 눈물지었다.
이 씨는 “배고파도 밥 달라는 이야기도 못 하는 우리 아이들은 시설조차 갈 수 없다”라면서 “서울시에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서울시청에 와서 살겠다. 증중장애인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하라”라고 외쳤다. 이 씨는 발달장애에 사지마비장애가 있는 뇌병변·발달장애 중복장애 1급인 20세 자녀와 함께 이번 농성에 참여했다.
서울장애인부모회 등은 △2018년까지 25개 구에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를 설치·운영할 것 △서울시 발달장애인 평생교육 지원 조례 상반기 제정 △서울시 발달장애인 정책 민관 TFT를 상설 운영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내년까지 설치하고 가족지원사업을 자치구에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에 성인 발달장애인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는 발달장애 부모들의 모습. 자폐성 장애를 상징하는 파란색 스카프를 하고 있다. |
▲갈 곳 없는 성인 발달장애인에 대한 대안 마련을 촉구하며 서울시청에서 점거 농성을 한 발달장애 부모들이 4일간의 점거 농성을 해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