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칼’보다 무서운

최인기의 두 개의 시선“장애만을 강조해 고통만 보여주지 않겠다”

2015-05-06     최인기

“그 사진 뭐에 쓰려고… 아님 이제 빈민운동 그만두고 사진작가 되려는 거야? ”
 
사진을 찍을 때 간혹 듣는 소리입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저 나름의 원칙이 생겼습니다.

 

“가난을 빙자해 남루하고 궁핍한 모습만을 선정적으로 찍지 않겠다. 그리고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서는 ‘장애’의 모습만을 지나치게 강조해서 그 고통만을 보여주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한 장의 사진이 때로는 칼보다 더 무섭게 사람을 다치게 하고, 인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단지 그럴듯한 작품으로 보여주기보다는 함께 공감하고 귀 기울이는 노력이 먼저 필요하겠지요. 그 안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장애인의 정당한 목소리를 담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 놓치지 않겠습니다. 사진은 또 하나의 소통이고 언어입니다. 나아가 목적과 성과를 위해 ‘사람’ 자체를 보지 못하고 ‘사진’의 이미지만을 쫓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