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도장 파는 할아버지
최인기의 두개의 시선
2015-06-15 최인기
청계천 신 평화시장 근처에서 도장을 파시는 할아버지 이십니다. ‘메르스’의 영향으로 사람조차 볼 수 없는 한가한 오후, 다행히 손님 한분이 할아버지께 도장을 주문합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습관처럼 슬그머니 손을 뒤로 숨기십니다. 어떤 연유인지 모르겠지만 한쪽 손목이 없으십니다.
퇴근 무렵 우연히 이 모습을 지켜보다 조용히 할아버지께 이름을 여쭸습니다, 이날도 어김없이 “그건 알아서 뭐 하려고해?” 하시는 볼멘소리를 들을 줄 알았는데, 낮술 한잔에 붉게 타오른 얼굴로 ‘임자 우자 석자 임우석이야 됐어?’ 라 하십니다.
여든이 다되시는 할아버지께서는 불편한 손으로 근 40년이 넘도록 노점에서 도장을 파 생계를 유지하고 계십니다. 남의 이름만 파실 줄 알지 정작 자신의 이름은 내세우기 부끄러워하시는 임우석 할아버지, 다음에는 꼭 막걸리를 대접해 드리고 좀 더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볼 요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