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장관 지하철 출근길 따라나선 장애인들
이 장관 "지하철로 출근도 못 하게 만드시네" 전장연, 보신각 앞 활동보조살리기 노숙농성 7일째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이재오 특임장관과 보신각에서 7일째 노숙농성 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만났다. |
지난 7일부터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장애인활동보조 살리기’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소속 활동가들이 13일 아침 6시경 지하철 3호선 열차를 타고 출근 중인 이재오 특임장관을 만났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보신각 앞에서 농성을 진행하며 장애인등급재심사 문제와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대상 확대 및 예산 확보를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자, 이재오 특임장관을 찾아 나선 것. 이 특임장관은 장관 임명 뒤부터 자택 인근 연신내역에서 출발해 정부종합청사가 있는 경복궁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고 있다.
이 특임장관은 출근길에 불쑥 찾아온 이들을 반기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 연신내역에서 경복궁역까지 10여 분 만나는 동안 이 특임장관은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지 않느냐” “때와 장소라는 게 있는데 이렇게 데모하듯 하면…” “지하철로 출근도 못 하게 만드시네” 같은 말들을 전하며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보건복지부 앞에서 수없이 기자회견을 하고 면담요청을 해도 만나주지 않았다”며 “보신각 앞에서 저희가 며칠째 비 맞아가며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며 상황의 급박함을 전했다.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강현석 상임대표도 “무례했다면 죄송하다”면서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박 공동대표는 장애등급재심사의 문제점, 장애등급 하락자에 대한 구제조치, 활동보조서비스 확대, 내년도 장애인 예산 확보 등의 내용이 담긴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 특임장관은 이들의 요구사안을 몇 가지 받아 적고는 '복지부 장관에게 전달하고 추후 연락드리겠다'라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경복궁역에 이르러 이 특임장관은 몇몇 시민들에게 인사를 나눈 뒤 열차에서 내려, 역장의 인도를 받아 역을 빠져나갔다.
▲한 활동가가 '이명박 정권은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죽이지 말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이재오 장관 앞에 들어보이고 있다. |
▲이재오 장관과 박경석 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 'MB복지는 가짜복지'라는 몸띠를 걸친 한 활동가가 열차 안 시민들에게 농성 관련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
▲"출근길에 다른 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하는 이 장관. |
▲난감한 표정의 이 장관. |
▲농성 7일째, 보신각 앞에서 노숙하고 있는 전장연 회원들. |
▲연일 비가 내리자 보신각 앞에서 종각역 안으로 몸을 옮긴 사람들. |
▲농성 5일째 종각역 안에서 노숙하고 있는 전장연 활동가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