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박기와 '국가의 의미'

최인기의 두개의 시선

2015-09-21     최인기

길을 걷다가도 오후 5시가 되면 어김없이 애국가 소리에 맞춰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해야만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다투던 아이들도 싸움을 멈추고 경건한 마음으로 손을 가슴에 얹어야 했습니다. 그 순간만큼 시간은 정지되고 모든 것은 멈추어야 했습니다. 애국가가 끝나면 다시 각자의 길을 걸었고 중단된 싸움도 시작되었습니다. 아무생각 없던 시절이야기입니다.

도대체 국가는 우리에게 무엇이며 어떤 의미일 까요? 이 나라가 정의롭지 못하고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사회라면 아니 생명조차 제대로 누릴 수 없는 불안한 사회라면 그저 세상을 태극기로 뒤덮는다고 애국심이 생겨날 까요? 이 나라가 겉모습만 화려하고 가진 자들의 지배와 위선이 넘쳐나 개개인의 삶을 위협한다면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말뚝이나 박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