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혐오 일삼는 국회의원, 우리가 낙선시킨다

성소수자 유권자 운동 ‘레인보우 보트’ 출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 ‘가장 최악의 국회의원’으로 뽑혀

2016-03-08     강혜민 기자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는 최악의 국회의원으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이 1위로 뽑혔다. 뒤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부산 중구·영도구 예비후보), 황우여 새누리당 전 대표(인천 연수갑 출마 예정)가 2, 3위에 올랐다.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며 인권을 저버린 정치인들을 심판하기 위해 성소수자들이 유권자 운동을 시작한다. 성소수자 인권단체와 개인들로 구성된 ‘평등을 위한 한 표, 레인보우 보트(Rainbow Vote)’는 8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일삼는 ‘최악의 정치인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를 발표했다.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는 최악의 국회의원으로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서울 구로구 예비후보)이 11명의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압도적 1위로 뽑혔다. 박 위원은 지난 4~7일까지 나흘간 성소수자 유권자 1393명(1인 3표)이 참여한 최악의 정치인 투표에서 919표(66.02%)를 받았다. 지난 2월 29일 극우 기독교계가 주최한 3당 대표 초청 국회 기도회에서 한 발언 덕분이다. 박 위원은 이날 국회 기도회에서 “동성애법은 자연과 하나님의 섭리에 어긋나는 법이다. 그래서 이런 법에 더불어민주당은 이 자리에 계신 한기총 모든 목사님과 기독교 선교들과 뜻을 같이한다.”면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동성애법, 차별금지법, 인권 관련 법, 그리고 이슬람 문제를 저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강하게 말씀드린다.”라고 말했다. 
 

뒤를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부산 중구·영도구 예비후보), 황우여 새누리당 전 대표(인천 연수갑 출마 예정)가 2, 3위에 올랐다. 김무성 대표 역시 박 의원과 함께 참여한 국회 기도회에서 “차별금지법과 동성애법, 인권 관련 법에 대해서는 여러분(기독교 관계자)이 원하시는 대로 방침을 정하도록 할 것”이라며 극우 기독교단체에 적극적으로 편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우여 전 대표는 교육부 장관 재직 시 성소수자를 배제하고 차별하는 ‘국가수준 학교 성교육 표준안’을 시행했으며, 한국교계교과서·동성애동성혼 특별대책위원회 등 반성소수자 행사와 활동을 지원하고 참여해왔다.
 

이외에도 이혜훈(새누리당), 김진표(더불어민주당), 임내현(국민의당), 김희정(새누리당), 홍문종(새누리당), 손인춘·김상민(새누리당), 이노근(새누리당), 김정록(새누리당), 노철래(새누리당) 국회의원 등이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주옥같은’ 발언으로 후보에 올랐다. 
 

성소수자 인권단체와 개인들로 구성된 ‘평등을 위한 한 표, 레인보우 보트(Rainbow Vote)’가 8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일삼는 ‘최악의 정치인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를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은평구 주민이라고 밝힌 홀릭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는 “언제부턴가 선거 때마다 후보자 검증의 잣대로 동성애 찬반에 관해 물어본다. 여기에 후보들은 ‘나라를 흔드는 동성애는 강력히 반대한다’며 한 표를 달라며 굽신거린다”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희생양으로 삼아 정치적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홀릭은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삶이고 사랑이고 우리 존재 그 자체”라면서 “그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무시하는 목소리에 응답하여 그 후보를 끝까지 낙선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강명진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도 “2013년 퀴어문화 축제를 함께 즐긴 시민은 8천 명이었다. 2014년엔 1만 7000명, 2015년엔 4만여 명이 성소수자의 지지자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며 퀴어문화축제에 함께 했다”면서 “이는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이들을 지켜보는 눈이 매년, 앞으로도 두 배, 세 배 이상 늘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전했다.
 

강 조직위원장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존재를 부정하고 혐오와 폭력을 일삼는 의원은 국회에 전혀 필요하지 않다. 당신들의 입지를 우리가 좁혀드리겠다”라고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일삼는 국회의원을 향해 경고했다.
 

레인보우 보트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박영선 위원이 자신의 발언을 ‘성소수자 혐오’라고 보도하는 것과 관련해 “대응할 가치가 없다”, “야당 흠집 내기”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박영선 위원은) 사과할 생각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것이) 테러방지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로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언급한 정당에서 나온 말이다. 인권에 대해 테러를 취한 정당이 ‘흠집’ 정도로 묘사하다니 그들의 간사한 태도에 정말 신물이 난다”고 질타했다.
 

이어 레인보우보트는 “우리는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라면서 “2014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유권자의 4%가 성소수자로 조사됐다. 이들의 투표 결집률은 매우 높다. 미미한 수처럼 보일지라도 수십, 수백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선거에서 힘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의 수”라고 밝혔다.
 

앞으로 “20대 총선에서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의원들을 최선을 다해 막아 국회에 입성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구체적 활동 계획도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성소수자 혐오선동에 앞장선 후보 지역구에 직접 찾아가 “인간의 기본권을 말하기에 ‘기본’ 인권 소양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을 지역 대표 정치인으로 뽑아서는 안 된다고 당당히 말할 것”이라면서 “삶을 지키는 생존과의 싸움”을 시작하겠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