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을 지나며 만난 장애인

최인기의 두개의 시선

2016-07-29     최인기

오전 출근 무렵 청계천 오간 수문 위에서 바라본 장애인의 모습입니다. 오후 같은 장소를 스치다 보니 여전히 구걸하고 있었습니다. 종일 뜨거운 땡볕과 간간이 내리는 비에 젖어 살갗은 검게 그을린 채였습니다. 식사는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일본에서는 장애인 시설에 난입한 괴한이 흉기를 휘둘러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 있었습니다. 가히 장애인 증오 범죄라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도 이러한 현실과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계천 넘어 거대한 건물 위로 붉은 석양이 드리워졌습니다. 일본의 장애인 혐오 범죄와 청계천 오간 수문 위 장애인의 모습이 겹쳐져 비가 내린 오후의 저녁노을이 왠지 서글퍼 보였습니다. 지푸라기 같은 미련을 남기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