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전 세계적인 기후정의 운동의 활성화와 더불어 이 운동에 결합하는 과학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기후 재앙을 당장 막아야 한다며 비폭력 시민불복종 행동을 벌인다. 도로와 공항을 점거하고, 정부 건물에 붉은 페인트를 뿌리고, 화석연료 기업의 벽을 과학 논문으로 도배한다. 근본적인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기후정의 단체들이 늘 해온 일이나, 과학자들도 적극적으로 합류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들은 일견 과격하게 보이는 시민불복종 행동을 하지 않는 한, 기후위기에 대한 과학자들의 경고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
[편집자 주] 코로나19 팬데믹은 한국 사회에 많은 질문을 남겼다. 왜 불평등은 더 심해지는가? 왜 혐오와 차별은 일상이 되었나? 감염병은 취약한 이들의 삶을 어떻게 관통했는가? 코로나19로 3만 6천 명이 넘는 소중한 생명을 잃었는데 왜 우리 사회는 무감각한 것일까? 부족한 병상과 의료 체계의 공백을 메웠던 공공병원은 왜 외면당하는가? ‘아프면 쉬자’는 이야기는 어떻게 사라져 버렸나?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에서는 지난 3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이 질문들에 대한 해법을 인권을 중심으로 모색하는 7회차의 연속 기고를 기획했다. 이
안녕하세요. 저는 프랑스 파리에서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고 전시를 기획하는 예술 활동을 하면서, 노견을 돌보며 살고 있는 박채달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탈시설장애인당(當) 공동대변인을 맡게 되었습니다.저는 2023년 초에 비마이너를 통해서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장애인 인권 운동과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 운동 등 다양한 활동들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유언을 만난 세계』, 『노란들판의 꿈』 등의 여러 책을 읽으며 꾸준히 관심을 키웠습니다.2023년 3월 전시 기획차 한국에 가게 되었는데요, 사실 저의 목표 중
나는 에이블리즘(ableism, 비장애중심주의) 사회에서 성장했다. 자본주의와 능력주의로 점철된 대학입시 제도를 거쳐 제도권 안에서 장애와 스포츠(신체 활동)를 연구했다. 그때는 내 삶 자체가 에이블리즘의 논리를 재현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지금도 기억한다. 논문을 읽다가 운명처럼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통치성 이론을 만났다. 장애인의 스포츠(신체 활동)가 국가의 통치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니! 점차 비판 의식이 자라나고 있던 차에 지배 담론에 저항할 무기를 찾은 것 마냥 마음이 뜨거워졌다. 하지만 타오르던 불꽃
저희 아버지는 올해로 82세가 되셨습니다. 아직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갈 만큼 건강하시긴 하지만, 계단 한 칸 오르는 걸 많이 힘들어하시고, 설 차례상 앞에서 절 한 번 하는 것도 허리가 아파 어려워하십니다. 요사이 제 주변 지인들 부모님이 편찮으시다는 소식,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옵니다. 그럴 때마다 이게 곧 저에게도 닥칠 일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아버지는 얼마 전 한 분 남은 누님(저에겐 고모님)을 뵙고 오셨습니다. 길에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고모님은 파킨슨병에
[편집자 주]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한 ‘2023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는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고자 다섯 편의 배리어프리 공연을 제작하였으며, 이 모든 과정을 아카이빙하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장애인 관객에게는 정보와 안정감을, 비장애인 관객에게는 인식 전환의 계기를, 그리고 창작진 및 제작진에게는 배리어프리 공연 제작에 대한 방법론적 조언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공연장을 배리어프리-하기’라는 타이틀 아래 연속 기고를 기획하였다. 총 6회에 걸쳐 진행될 이번 기획 연재의 순서는 아래와 같다.① 누구나 올 수 있는 축제를 만들
노들장애인야학의 김명학 교장(이하 호칭은 ‘명학’)은 꼭 인터뷰를 해보고 싶은 사람이었다. 『노들바람』의 제안이 아니었어도 언젠가 이야기를 길게 나누고 싶었다. 명학은 노들야학을 노들야학의 나이만큼 다닌 사람이다. 노들야학은 올해로 개교 30주년을 맞았고 명학도 30년째 이 학교에 재학 중이다. 물론 노들야학의 30년은 이곳을 거쳐 간 수많은 사람의 30년이다. 개인들이 겪은 시간을 모두 합한다면 족히 천 년은 될 것이다. 한 개인이 필적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그러나 명학은 여느 사람들과 다르다. 노들야학 30년이 모두 명학에
1. 노들장애인야학 10년간의 변화노들장애인야학은 지난 30년의 시간 동안 아주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야학은 장애인의 교육 공간이자 투쟁의 공간이기도 했고, 최근에 노동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야학은 장애인의 권리 투쟁에 앞장선 만큼, 그 변화의 파장은 야학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2013년 이후 야학에 큰 변화를 준 최근 10년간의 주요 활동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지난 10년간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있었던 큰 변화를 정리하면, 첫 번째는 학교의 명칭을 ‘야간학교’에서 ‘야(野)학’으로 바꾼 것이다. 이는 두 가지 의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