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5일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이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지원 등에 관한 조례’ 폐지안을 발의했다. 이에 노동, 사회단체가 모여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폐지 저지와 공공돌봄 확충을 위한 공대위’를 발족해 조례 폐지안에 대한 반대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서울시의회는 4월 19일부터 열리는 임시 회기에서 이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폐지 조례안을 발의한 강석주 서울시의원은 발의 배경으로, 사회서비스원이 공공성을 담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은 설립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낯설다. 그만
체감의 크기가 나날이 커지는 기후위기의 현실을 반영하듯 22대 총선을 앞두고 거대 보수 정당들도 기후위기 관련 공약을 제출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기후위기 앞에 절박함을 호소했던 것에 비해 기후 의제가 주요 정치 현안으로 다루어지지 못해온 현실을 고려하면 이번 총선에서 기후를 둘러싼 정치의 풍경이 사뭇 달라진 것 같다. 과연 22대 국회는 ‘기후정치’를 담는 공간이 될 수 있을까?- ‘기후정치’의 (재) 등장선거 시기마다 기후 의제를 정치의 문제로 만들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기후위기비상행동’으로 결
‘지금, 어디에도 없는 성평등’‘여성 주권자가 말한다, 2024 총선에 없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성’ 혹은 ‘성평등’이 실종됐다는 진단과 토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성차별·성폭력으로 얼룩진 후보자 공천 과정을 보며 분노와 회의감에 빠지지 않기란 쉽지 않다. 지난 2년은 윤석열 정부가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상징적인 일곱 글자로 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무력화시켜 온 시기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도 ‘인구부 신설’을 가장 앞세워 또다시 여성가족부 폐지를 예고했지만, 이에 맞서 성평등 가치를 전면화하거나 여성 대중을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새진보연합은 22대 총선용 비례연합정당인 ‘민주개혁진보연합(가칭)’을 3월 3일 창당하기로 했다. 이에 참여할 것을 요청받은 녹색정의당은 당내 논란 끝에 ‘비례연합정당’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지역구 선거연대는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년 전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하는 꼼수 정치의 상징이었던 ‘위성정당’이 이번 총선에서는 ‘반윤석열 연대’를 이룰 ‘연합정치’의 빅텐트로 돌변한 것이다. 특히 ‘위성정당’ 비판에 앞장섰던 시민운동 세력이 ‘연합정치시민회의’로 결집해
얼마 전 서울시의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아래 권리중심공공일자리)’에서 해고된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기로 했다. 곧 도착할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어쩐 일인지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지하철역의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난 탓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역사는 몇 년 전 휠체어 탄 장애인의 추락사가 있었던 곳이었다. 고장 난 엘리베이터는 바로 그 사고 후 설치된 엘리베이터였다. 휠체어로 역사 밖에 나오기 위해 돌고 돌아야 했다. 저상버스가 올 때까지 여러 대의 버스를 보내고, 다시 저상버스를 여러 번 나누어 탄 끝에
“간병비, 국가가 해결하겠습니다.” 길에 걸린 현수막 문구에 눈길이 갔다. 뇌출혈로, 파킨슨병으로 오랜 시간 머물렀던 병원에서 나왔지만, 이전과 같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가족을 돌보며 간병인과 함께 살고 있는 지인들이 떠올랐다. 지난 12월 21일 정부는 ‘국민 간병비 부담 경감방안’을 발표했다. 사적 간병비 지출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2025년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간병 부담을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만 둘 수 없다는 이야기가 계속되어왔다. 간병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 반가운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공표했던 1호 공약, 청년주거정책이 흥행 가속도를 밟고 있는 것일까? 지난 11월 24일, 당정 협의 결과로 국토교통부는 ‘청년 내 집 마련 1․2․3 주거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24세 이하 무주택자 청년이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에 ① 1년만 가입하면 ② 2%대 저리의 주택담보대출을 분양가의 80%까지 최장 40년까지 ③ 생애 3단계에 걸쳐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청약통장에 가입하는 1단계 준비기를 거쳐 청약에 당첨되면 2단계 대출을 통해 집을 마련하고 결혼·출산에 이르는
11월 9일, ‘진짜사장 교섭법'과 ‘손배폭탄 금지법(노란봉투법)’으로 불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노동 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사용자에게 책임을 묻고자 했던 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들의 투쟁이 곳곳에서 벌어졌고, 노동자의 정당한 단체행동에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게 부당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 힘에 국회가 뒤늦게 움직이기 시작했으나 12월 1일, 윤석열 정부는 기어이 이 모든 걸 거스르며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사실상 21대 국회
얼마 전 10.29 이태원참사 1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과 유가족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국회에 계류 중인 이태원참사 특별법을 제정하라”,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오래전부터 여러 번 외쳐왔던 구호, 익숙해져 귀에 익을 만큼 반복되는 호소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그토록 오랫동안 외쳐왔음에도 미처 이뤄지지 못한 요구이기도 하다.그동안 재난, 산재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외쳐왔다. 수많은 사건 속에서 아프게 배워왔음에도 여전히 참사가 반복되는 사회를 살아간다. 변화가
*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의 긴급행동에 함께 합시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홈페이지(https://pal.or.kr/)를 참고해주세요.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의 집회가 열린 10월 22일, 팔레스타인을 죽음으로 내모는 이스라엘의 공습에 분노하며 비통한 마음이 모였다. 이스라엘 대사관이 있는 종로 거리를 행진하며, 집단학살 중단과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외쳤다. 이날 함께 한 동료로부터 2014년 7월에도 이 장소에서 똑같은 내용으로 집회를 했었다는 회고를 들었다. 그 이전에도, 그사이에도 반복하며 쌓여온 학살의 시간
지난 9월 21일 경찰청은 ‘집회시위 문화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은 심야시간대 집회시위 전면금지, 소음규제 강화, 드론 채증 도입 등이다. 그 밖에도 경찰의 집회시위 현장규제를 강화하는 방안들이 빼곡히 열거되었다. 이미 ‘집회시위금지법’으로 기능하고 있는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더욱 개악하고, 집회시위를 사전신고단계부터 사후처벌까지 철저히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대통령실이 ‘집회시위 요건 및 제재 강화’ 방안에 대한 국민참여토론을 진행한 후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 7개 부처로 구성된 ‘공공질서 확립
서울시가 월 6만 5천 원에 서울 내 버스, 지하철, 자전거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정기이용권 ‘기후동행카드’ 도입을 발표했다. 버스 요금 인상 한 달 만이다. 내년 1월부터 5월까지 시범운영을 하고 이르면 내년 7월 본격 시행한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하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달 평균 대중교통 비용을 떠올리면서 각자의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월평균 교통비용이 6만 5천 원을 훌쩍 넘어서는 나는 반드시 쓰겠다는 쪽에 손을 들었고, 또 다른 동료는 현재 쓰는 알뜰교통카드와 견주어 볼 때 더 나을 게 없다며 사용에
엄마는 남원과 서울을 수시로 오간다. 몇 년 새 여러 수술을 했지만 남원이나 인근 도시에는 안정적으로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2․3차 병원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기 때문이다. 아픈 몸도 괴롭지만,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를 이동과 대기에 써야 하는 상황도 괴롭다.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던 고속버스가 절반으로 줄어든 이후에는 괴로움도 배가 됐다. 병원 동행에 나설 때마다 줄어든 운행에 분노하는 내게 엄마는 체념하듯 말한다. “사람도 없고, 돈이 안 되니까….”- ‘교통’을 지배해온 시장원리“공공철도를 향합니다.”9월 14일부터 18
서울 서초구에서 한 초등 교사의 죽음이 알려진 이후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호소가 이어졌다. 과중한 교사의 업무량과 학급당 학생 수, 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교원 수, 계속 줄어만 드는 교육 예산, 외부 민원과 상급자의 업무 지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이 교사 개개인이 알아서 모든 일에 책임져야 하는 현실 등이 드러났고, 사망한 교사를 추모하는 자리에서는 “나 역시 겪은 일이다”, “내가 저 자리에 있었을 수도 있다”는 고백이 줄을 이었다. 교사들이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에 대한 고백은 곧 ‘안전하게 일하며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의 사망 소식이 잇따른다.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만큼 돈이 되는 건설업 구조에서 무리한 작업 요구는 모든 노동자를 위협하지만, 이주노동자에게는 이를 더 거부하기 어렵도록 사업주에 노동자를 속박시키는 제도가 있다. 바로 ‘고용허가제’다. 사업주에 필요한 인력을 제공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고용허가제에서 비전문(E-9) 비자로 들어온 이주노동자는 제조업, 건설업, 농·어업과 같이 힘들고 위험한 작업을 하는 업종에 한정되어 배치된다. 2023년 8월로 고용허가제 제정 20년을 맞는다. 산업연수생 제도를 폐지하고
이번 여름,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으로 인한 산사태, 침수, 온열질환 등으로 벌써 60여 명이 사망했다. 2020년에도 50일 이상 이어진 폭우로 60여 명이 사망했고, 지난해에는 수도권 집중호우로 반지하 거주 일가족이 사망하는 등 매년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이제 누구나 ‘전례 없는 이상기후’의 원인으로 ‘기후위기’를 꼽는다. 하지만 재난의 근본 원인인 기후위기 대응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재난대응시스템’의 작동불능이 재난을 참사로 만들고 있다.- 폭염과 폭우는 천재지변이 아닌 기후재난지금 전 세계는 혹독한 기후
집중호우가 휩쓸고 있을 때 나토정상회의에 이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소식이 전해졌다. 무너진 집과 폐허가 된 거리, 전사자의 사진이 가득한 추모의 벽을 둘러보고 70년째 정전상태인 한국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현 상황은 과거 한국을 떠올리게” 한다며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함께 싸워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자”고 말했다. 현재진행형인 전쟁의 참담한 흔적을 확인한 것임에도 전쟁을 끝내기 위한 고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7월 27일 정전협정 70년을 맞는다. 2019년 이후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불씨가 되길 바라며, 한국전
누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날 거라고 예견했을까. 바다로 땅으로 흘러 들어간 방사능 물질에 의한 피폭 피해는 장기간에 걸쳐 일어나므로 그 규모는 아직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일본 정부가 앞으로 30년 혹은 그 이상, 핵폐기물 처리를 포함한 폐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문제가 되고 있는 오염수 방류 역시 그 과정 중 하나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문제는 현존하는 핵발전소의 운영과 그 관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관점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오염수 방류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일본 정부는 다른 대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죄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되지가 않네요.” 지난 5월 1일, 노동자의 날에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가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자랑스러운 건설노조 조합원으로서 열심히 책임을 다했을 뿐인데, 국가는 그의 활동을 '공갈협박'으로, 노동조합을 조직폭력배로 낙인찍었다. 그렇게 그는 ‘자존심’을 남기고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건설노조의 투쟁은 건설노동자의 권리를 가로막는 수많은 펜스와의 싸움이었다. 착취를 가리고, 권리는 앗아가며, 그렇게 평생 ‘
전례 없는 저출생 쇼크 속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임금 ‘월 38만~76만 원 수준’과 ‘월 100만 원’ 사이를 오갔던 논란은 낯부끄러운 한국사회의 차별 종합세트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대한민국 소멸’에 대한 정치권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방식은 여러 면에서 저출생 대응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을 제안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저출생 쇼크에 “모든 것을 다 바꾸겠다”며 절박한 심정을 호소했고, 최저임금 없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법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