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장애인실태조사 발표… 장애인의 삶 나아지지 않아
장애인 중 생계급여 수급자 19%… 전체 인구 수급률 5.3배
장애인 39.8%가 교통수단 이용 시 어려움 겪어
일상생활 지원, 가족이 하는 경우 76.9%에 달해
장애인들 소득, 의료, 주거, 고용 순으로 보장 원해

복지부가 ‘2020 장애인실태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정부는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해 3년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장애인실태조사를 한다.  

‘2020 장애인실태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통해 전국 등록장애인 7025명에 대한 방문 면접조사로 시행됐다. 

- 장애인 중 생계급여 수급자 19%… 전체 인구 수급률 5.3배

실태조사에 따르면 등록 장애인은 262만 2950명(2020년 5월 기준)으로 2017년보다 4만 2610명이 늘었다.  

장애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49.9%로 2017년(46.6%)보다 3.3%포인트 증가해 고령화 경향이 두드러졌다. 전체 장애인 가구 중 장애인 1인 가구 비율도 27.2%로 2017년보다 0.8%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장애인실태조사 중 교육 정도.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캡처
2020장애인실태조사 중 교육 정도.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캡처

무학인 장애인은 2017년 10.9%에서 9.2%로 1.7%포인트 소폭 줄었다. 장애인 중 초등학교까지 마친 비율은 28.4%, 중학교 18.1%, 고등학교 29.9%로 조금씩 상승했다. 그러나 대학 이상 학력자는 2017년 15.2%에서 14.4%로 떨어졌다. 

장애인 중 국민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급자 비율은 19.0%로, 2017년 15.0%보다 4.0%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전체 인구 수급률 3.6%(2019년 12월 기준)에 비해 5.3배 높은 것으로, 장애인의 높은 빈곤율을 나타낸다.

- 장애인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끼고, 실제로도 가난해 

경제상태를 상층 혹은 중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30.6%로 2017년보다 7.9%포인트 감소했고, 하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69.4%로 7.9%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인구에서는 중상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60.9%, 하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39.1%다. 

실제로 장애인 가구는 소득이 낮았고, 식주거 및 의료비 지출 비중이 높았다. 

2019년 기준으로 장애인 가구의 평균소득은 4246만 원으로, 전국가구 평균소득 5924만 원의 71% 수준에 그쳤다. 장애인 가구는 소득분위 1~2분위에 59.8%가 분포해 저소득가구 비중이 높다. 

장애인가구의 소비지출은 식주거비 44.6%, 기타소비지출 22.1%, 의료비 11.6%다. 전국가구 의료비 지출 6.7%에 비해 4.9%포인트 높다.  

- 일상생활 지원, 가족이 하는 경우 76.9%에 달해

장애인의 32.1%가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지원이 필요했다. 2017년 33.9%보다 감소했다. 이 중 ‘거의 모든 일에 다른 사람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는 6.2%로 2017년(5.5%)에 비해 증가하였다. 만 65세 이상 장애노인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34.1%다. 

일상생활 주도움 제공자로 가족이라고 응답한 장애인은 76.9%였다.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캡처
일상생활 주도움 제공자로 가족이라고 응답한 장애인은 76.9%였다.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캡처

여전히 가족에게 돌봄 책임이 크다는 결과도 나왔다.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주지원자는 가족구성원이 76.9%(2017년 81.9%)에 달했다. 

활동지원사, 요양보호사 등 공적 돌봄서비스 제공자가 주 지원자인 비율은 18.7%로 2017년 11.5%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이용경험률은 13.5%로 2017년의 9.5%에 비해 4%포인트 증가했다. 돌봄서비스 이용 경험 증가에도 장애인의 일상생활 지원의 충분도(현재 도움충분도)는 2017년 63.6%에서 54.9%로 8.7%포인트 낮아졌다.

- 장애인 39.8%가 교통수단 이용 시 어려움 겪어

지난 1개월간 장애인 외출 빈도는 거의 매일 외출하는 경우가 45.4%로 2017년 70.1%에서 24.7%포인트 감소했다. 더불어 전혀 외출하지 않는 경우도 8.8%로 약 2배 늘었다. 
반면 주 1~3회 외출(32.9%)과 월 1~3회(12.9%)는 증가해 외출 빈도를 줄이거나 외출을 가급적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외출하지 않은 이유는 ‘장애로 인한 불편함’, ‘코로나19로 인해’, ‘하고 싶지 않아서’, ‘도우미 부재’ 순으로 답했다. 

장애인이 외출 시 교통수단 이용이 어려운 이유.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캡처
장애인이 외출 시 교통수단 이용이 어려운 이유.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캡처

교통수단 이용 시 장애인의 39.8%가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36.7%보다 3.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교통수단 이용이 어려운 이유는 ‘버스·택시가 불편해서’(52.6%), ‘장애인 콜택시 등 전용교통수단 부족’(17.4%), ‘지하철 편의시설 부족’(12.1%)의 순으로 나타났다.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예년과 유사하였으나 여가생활 만족도는 낮아졌다. 생활만족도는 5점 만점에 3.2점으로 2017년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문화 및 여가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2.9점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는 장애인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장애인이 경험한 가장 큰 어려움은 ‘외출’, ‘정서적 안정’, ‘경제활동’, ‘의료이용’의 순으로 나타났다. 

미충족의료률은 32.4%로, 2017년보다 15.4%P 상승했다.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캡처
미충족의료률은 32.4%로, 2017년보다 15.4%P 상승했다.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캡처

- 미충족의료율 15.4%P 상승, 지속적 치료 6%P 감소

장애인 중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14.0%로 전체 인구(32.4%)의 절반보다 낮았다. 우울감 경험과 생활에서의 스트레스 경험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울감 경험률 18.2%, 자살 생각률은 11.1%로 2017년(18.6%와 14.3%)보다는 낮아졌으나 전체 인구(10.5%)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만 19세 이상 장애인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33.7%로 전체 인구의 28.6%에 비해 5.1%포인트 높다. 

장애인의 76.3%가 최근 1년간 자신의 장애에 대한 치료, 재활, 건강관리를 포함해 정기적지속적 진료를 이용하고 있다. 2017년보다 6%포인트 감소했다. 

장애인의 32.4%가 최근 1년간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험이 있었다. 이는 2017년 의료 미충족의료율 17%보다 15.4%포인트가 상승한 수치다. 

최근 1년간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주된 이유는 ‘의료기관까지 이동 불편’, ‘경제적 이유’, ‘증상이 가벼워서’ 등으로 응답했다. 복지부는 코로나19 등으로 외출 빈도가 크게 감소한 점도 병·의원 이용 경험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 장애인들 소득, 의료, 주거, 고용 순으로 보장 원해  

장애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소득(48.9%), 의료(27.9%), 주거(7.4%), 고용(3.6%) 보장 순이었다. 2017년에는 소득(41.0%), 의료(27.6%), 고용(9.2%), 주거(5.1%)였다. 고용과 주거 보장 순위가 최근 10년간 처음으로 바뀌었다. 

복지부는 “소득 욕구의 증가와 고용보장 욕구 감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소득감소, 고용시장 위축을 고려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보육교육 시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27.0%가 발달재활서비스 확대를 꼽았고, 다음으로 특수교육 보조인력 증원(19.7%)이었다. 

장애여성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자녀양육 지원 서비스(13.3%),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11.3%), 출산비용 지원(10.2%), 건강관리 프로그램(10.0%)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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