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예지 발언 끝나자 “감동했다”
전장연 “감동만 하지 말고 실천해야”
공식 사과 및 장애인정책 페스티벌 요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향해 “‘후진 감동’으로 장애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걸 멈추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전장연에 대해 ‘폭력조장단체 2위’라고 낙인찍은 것에 대한 공식 사과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장연 죽이기’ 멈추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권고 △오태훈 부산시 북구청장 망언에 대한 공식 사과 △장애인정책 페스티벌 제안 등을 요구했다.

전장연은 25일 오후 2시, 서울시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 비대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전장연 활동가들. 사진 전장연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전장연 활동가들. 사진 전장연

- “한동훈, 해고노동자 원직복직부터… 장애인정책 페스티벌도 하자”

‘후진 감동’ 발언은 지난 8일 있었다. 당시 김예지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의 입당을 환영하며 “(국민의힘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인정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존중하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김 비대위원의 발언이 끝난 뒤 “이렇게 무대 위에 있는 사람이 직접 감동하는 일은 후진 일인데 좋은 말씀에 감동했다. 고맙다”고 대답했다.

전장연은 “김 비대위원의 발언은 장애인 ‘정치인’으로서의 진심을 보여줬다. 진심은 실천으로 증명돼야 한다. 그것이 정치의 책임”이라며, 한 비대위원장이 장애인권리 보장을 실천할 것을 요구했다.

박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조직실장은 “한 비대위원장이 받은 감동이란 게 어떤 감동인지는 잘 모르겠다. 장애인 국회의원이 한 말이라 감동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감동의 진정한 의미는 실천”이라며 “국민의힘이 가난하고 약한 소수자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라면 실천으로 보여달라. 권리중심공공일자리에서 해고된 400명의 최중증장애인부터 원직복직 할 수 있도록 하라”라고 말했다.

활동가들이 “이제 총선이다! 장애인 시민권 보장을 위해 장애시민 권리에 투표합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 전장연
활동가들이 “이제 총선이다! 장애인 시민권 보장을 위해 장애시민 권리에 투표합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 전장연

추경진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우리는 비폭력, 불복종 운동을 하며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승강장에 있다. 그런데도 (서울교통공사에 의해) 질질 끌려 나간다. 우리가 모여서 가만히 있는 걸 폭력이라고 규정한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제 정치에 입문했다. 이제부터는 다른 정치를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갈라치고 혐오하는 정치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를 하길 바란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이수미 탈시설장애인당(當) 서울지역 후보는 “오 시장이 ‘전장연 죽이기’를 계속하고 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와 거주시설연계사업 폐지로 505명이 해고됐다. 이게 혐오정치가 아니가 뭔가?”라며 “한 비대위원장의 힘으로 후퇴 중인 장애인권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 우리의 요구를 듣고 지지해 달라”고 성토했다.

이 후보는 또 “장애인이 살아갈 권리를 한 비대위원장이 정책적으로 함께 고민하며 만들면 좋겠다. 이를 위해 장애인정책 페스티벌을 제안한다. 탈시설장애인당(當)과 함께 장애인정책을 고민하고 만드는 일이다”라며 “진심은 실천으로 증명돼야 한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닌 책임 있는 정치로 보여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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