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인 규탄 성명 발표, “색깔론에 혐오 더한 매카시즘”

▲성소수자 인권 운동 모독으로 물의를 빚은 조우석 KBS 이사. 사진은 13일 자 인터넷 방송에서 반동성애 주제로 강의하는 모습. (정규재 TV 화면 캡쳐)

 

조우석 한국방송공사(KBS) 이사가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모독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자, 성소수자들이 크게 분노했다.

 

경향신문 등의 8일 자 보도를 보면 조 이사는 지난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반동성애 토론회에서 동성애자들이 ‘국가 전복을 노리는 좌파’라고 매도했다.

 

조 이사는 동성애자가 ‘더러운 좌파’라면서, “동성애자들이 노리는 게 궁극적으로는 국가 전복”이라고 강변했다. 또한 성소수자 인권 운동이 소위 '좌파'와 밀월관계가 있다며, 2007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재직 당시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는 이들이 사회에 큰 악영향을 끼친 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조 이사는 토론주제와 상관없이 성소수자 당사자인 인권 운동 활동가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에 대한 인신 공격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ㄱ 활동가에 대해서 "애인이 에이즈 환자"라고 주장했으며, 인권운동을 하는 ㄴ 활동가에 대해서는 "동성애자와 좌빨 사이의 더러운 커넥션"이라고 매도했다.

 

이외에 조 이사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에 동의한다고 밝혀 야당으로부터 반발을 샀다. 이에 14일 KBS 야당 추천 이사들이 KBS 이사회에서 조 이사에게 문 대표 공산주의자 발언과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 매도 발언 등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조 이사는 사과할 뜻이 없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아래 행성인)는 15일 성명을 발표하고, 조 이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행성인은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한 인권옹호자들에 대한 (조 이사의) 마녀사냥은 성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운동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행성인은 “조 이사가 펼친 주장은 성소수자 혐오, 에이즈 혐오, 빨갱이 혐오 등 소수자를 차별하고 사상의 자유를 부정하는 저열한 인식의 향연이자 색깔론과 혐오를 결합한 전형적인 매카시즘”이라며 “이런 자가 공영방송의 이사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행성인은 “이런 비뚤어지고 반민주적인 인식을 가진 자에게 인권이나 존중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언론, 인권 진영을 비롯한 시민사회와 공동대응을 통해 사법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혐오 선동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이사는 서울신문, 세계일보, 문화일보, 중앙일보에서 문화부 기자로 활동해왔으며, 지난 9월부터 KBS 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각종 글이나 발언 등을 통해 군사독재를 찬양하고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를 반국가단체로 매도하는 등 극우주의 사고관을 보여 공영방송에서 요구되는 공정성과 중립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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