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자립 정책 촉구하던 부모 단체와 서울시, TF팀 구성 극적 타결
기자회견장에 박원순 시장 깜짝 방문..."발달장애인 자립 위해 최선 다할 것"

42일차 노숙농성과 14일차 삭발 농성을 종료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부모단체 회원들.
42일차 노숙농성과 14일차 삭발 농성을 종료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부모단체 회원들.
서울시에 발달장애인 자립 정책을 요구하며 노숙농성과 삭발 농성을 해온 장애 부모들이 서울시의 TF팀 구성 및 협의를 약속받고 농성을 풀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아래 서울부모연대) 등 장애인 부모단체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42일간 진행된 노숙농성과 14일간 진행된 삭발투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농성하는 단체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라는 태도를 고수해온 서울시가 TF팀 구성 의지를 전해왔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 주거모델 개발, 소득보장 등 지역사회 내 자립생활 지원 정책 수립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이 이어지고 있던 지난 6월 3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농성장을 찾았다. 박 시장은 농성이 장기화된 점에 대해 서울시를 대표하여 사과했고, TF팀을 구성하여 협의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서울부모연대 등은 시장의 방문 이후 TF팀이 조속히 구성되리라는 기대를 안고 있었지만,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꾸린 TF팀 구성을 거부하고 농성과 삭발을 계속해왔다. 발달장애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담당 공무원들의 태도 역시 협상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에, 서울부모연대 등은 ‘발달장애인 전담팀’ 신설안을 추가하고, 세부 요구안은 16개에서 13개로 수정한 요구안을 서울시에 제안했다.
 
서울시는 13일 수정안을 받아들이고, 서울부모연대가 제안하는 TF팀 구성안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윤종술 전국부모연대 대표는 “서울시가 부모연대의 주요 요구안을 최대한 수용하는 방향으로 TF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라며 “서울시의 전향적 입장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또한, 수정안에 새로 담긴 ‘발달장애인 전담팀 신설’에 대해서도 “서울시 측이 요구안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해 협상 테이블 자체를 만드는 것이 어려웠다. 이에 전담팀이 꼭 있어야겠다는 판단에 수정안에 이를 넣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윤 대표는 “이 부분(발달장애인 전담팀 신설)에 대해서도 내년 조직개편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는 의사를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방문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제가 발달장애인 당사자분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미처 알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TF회의에서 부모님들이 제안하신 요구안뿐 아니라 마스터플랜까지 구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서울시와 부모 단체들이 꾸리는 TF팀은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부모단체 대표단이 회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는 모습.
부모단체 대표단이 회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는 모습.
기자회견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표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자회견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표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 시장이 부모단체 회원들에게 사과하며 향후 TF팀에서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내 자립을 위한 논의를 건설적으로 이어갈 것을 표명하고 있다.
박 시장이 부모단체 회원들에게 사과하며 향후 TF팀에서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내 자립을 위한 논의를 건설적으로 이어갈 것을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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