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어린이대공원 ‘꿈틀꿈틀놀이터’ 1년 맞아 토론회 열려

지난 2016년 1월 13일, 서울어린이대공원 안에 통합놀이터 ‘꿈틀꿈틀놀이터’가 문을 열었다.
 

휠체어 탄 장애아동은 높은 턱, 많은 계단, 좁은 탑승 공간 등으로 놀이터 접근이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놀 권리가 박탈되어왔다. 그러나 무장애통합놀이터는 휠체어 탄 장애아동들의 놀이터 접근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탄 채로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아이가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19일, 통합놀이터 만들기 네트워크가 통합 놀이터 확산을 희망하며 통합놀이터의 가치를 공유하는 토론회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조성된 통합놀이터 '꿈틀꿈틀 놀이터' ⓒ통합놀이터 만들기 네트워크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조성된 통합놀이터 '꿈틀꿈틀 놀이터' ⓒ통합놀이터 만들기 네트워크
 

왜 무장애놀이터가 아니라 통합놀이터인가. 이를 살피려면 ‘무장애놀이터’의 의미부터 알아야 한다.

배융호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무장애는 ‘장애물·장벽이 없는’이란 뜻으로 장애인의 관점을 반영한다”면서 무장애 놀이터는 장애인을 ‘우선’ 고려하기에 비장애인을 배제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놀이터가 재밌는 이유는 친구가 있기 때문인데 ‘장애인만을 고려한’ 놀이터는 결국 아무도 안 오는 놀이터가 될 수 있다.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그저 또래로서 모두가 모여 놀 순 없을까. 그런 고민에서 ‘무장애통합놀이터’는 나왔다.
 

배 사무총장은 통합놀이터에서의 ‘통합’은 “단지 장애와 비장애의 통합뿐만 아니라 장애 유형의 통합, 장애와 비장애 형제·자매의 통합, 장애인 부모와 비장애 자녀의 통합”이라고 전했다.

또한 공평한 기회, 평등, 참여의 보장, 다양한 수준의 적용을 통합의 원칙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참여의 보장에 대해 배 사무총장은 “놀이기구를 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참여이며, 옆에서 같이 박수치고 노는 것도 참여”라면서 참여의 개념을 확장했다.

나아가 “이런 놀이터에서 어릴 때부터 놀면서 인권적 관점을 훈련할 수 있어 우리 사회가 인권적 사회로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배려가 아닌, 장애어린이도 비장애어린이를 존중하고 비장애어린이도 장애어린이를 존중하는 ‘상호 존중’을 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장애와 비장애가 아니라 서로 ‘어린이’로 만나며 공동체 의식을 형성할 수 있는데, 놀이터에서 함께 놀이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통합놀이터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즉, 통합놀이터는 단지 시설 편의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시설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사고를 전환함으로써 사회적 인식 자체를 전환하는 것이다. 그때 통합놀이터가 추구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의도가 선명히 드러난다. 반면, 통합놀이터를 시설 중심으로 사고하면 통합은 놀이터라는 물리적 공간에 갇히게 된다.

통합놀이터 만들기 네트워크가 19일 통합 놀이터 확산을 희망하며 통합놀이터의 가치를 공유하는 토론회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개최했다.
통합놀이터 만들기 네트워크가 19일 통합 놀이터 확산을 희망하며 통합놀이터의 가치를 공유하는 토론회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개최했다.
이영범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는 “비장애인 놀이터에서 장애아동은 놀지 못하니 전부 다 바꿔야 하는가, 그건 아니다”라면서 “놀이 중심사고, 사람 중심 사고를 하면 일반놀이터에서도 함께 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통합놀이터가 확산되기 위한 방법으로 지자체 주도의 공공모델과 민간후원에 기반을 둔 민관협력형 모델을 이용한 방법, 공원이나 학교처럼 거점 공간을 통해 통합놀이터의 양적 확장을 끌어내는 방법, ‘집 앞 놀이터→동네 놀이터→테마형 놀이터’와 같이 모델을 다양화하여 보급하는 방법 등을 제안했다.
 

통합놀이터 1년을 운영하며 앞으로 해소해야 할 과제는 과거보다 구체화되었다. 우선, 장애 유형과 정도, 연령이 다양한데 이를 어떻게 수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이 교수는 △통합놀이터 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기준과 놀이 시설 안전기준의 차이에 대한 조율 △통합놀이터 관리운영 주체의 문제 △통합놀이터 내 비장애아동의 압도적 이용으로 인한 장애아동의 놀이 제약 해소 방법 등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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