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방문하려 곡성군 찾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
‘일요일에는 휴무’인 장애인 콜택시 때문에 결국 119구급차 이용

구급차에 실린 이형숙 경기장차연 대표 ©경기장차연
구급차에 실린 이형숙 경기장차연 대표 ©경기장차연
구급차에 실린 이형숙 경기장차연 대표의 전동휠체어. ©경기장차연
구급차에 실린 이형숙 경기장차연 대표의 전동휠체어. ©경기장차연
지난 29일 일요일, 전라남도 곡성군에 있는 한 장례식장을 방문했다가 집으로 가려던 이형숙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119구급차를 타야만 했다. 곡성군 장애인 콜택시는 일요일엔 운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장례식장에 갈 때는 전라남도 광역콜센터를 통해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곡성에서 광주로 나올 때는 곡성군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곡성군 콜센터 측으로부터 “휴일엔 운행하지 않는다”는 안내를 받은 것이다.
 
이 대표는 "곡성엔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까지 가는 시외버스가 있지만 전동휠체어를 탄 내가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는 없어 기차를 타기 위해 광주 송정역으로 가야만 했다"면서 "그런데 휴일이라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난감했다"고 전했다. 결국 이 대표는 119구급차를 이용해 송정역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현재 곡성군에서 운행되는 장애인 콜택시는 총 2대이다. 2016년 11월 기준 곡성군 내 1·2급 장애인은 556명으로 ‘1·2급 장애인 200명당 1대’라는 법정대수 기준에 비춰도 여전히 한 대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장애계는 오래전부터 ‘200명당 1대’라는 기준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며 ‘100명당 1대’는 배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곡성처럼 저상버스와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이 미흡한 지역일수록 휠체어 탄 장애인에겐 장애인 콜택시가 유일한 대중교통 역할을 하기에 중요성은 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곡성군 측은 “현재 공휴일과 토요일에는 사전 예약을 받아 운영하고 있고, 일요일은 휴무라 장애인 콜택시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며 답변할 뿐이었다. 이에 이형숙 대표는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휴일에 고향에 갈 수도 있고, 누군가 돌아가시면 장례식장에도 가야 하지 않겠나. 365일, 24시간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며 장애인 콜택시 운행 제약은 장애인 이동권 침해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비마이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