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발달장애인 밖에서 신나게 활동하도록'...권리옹호 활동, 피플퍼스트 운동 조직 진행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얼빌딩에서 열린 피플퍼스트 서울센터 개소식에서 참가자들이 개소를 자축하고 있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얼빌딩에서 열린 피플퍼스트 서울센터 개소식에서 참가자들이 개소를 자축하고 있다.

서울 지역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부모가 아닌 스스로 권리를 찾기 위한 공간인 '피플퍼스트 서울센터'를 열었다.
지난 4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이 센터는 현재 김정훈 센터장 등 발달장애인 당사자 2명, 조력자 3명이 일하고 있다. 센터 활동가는 개소 전까지 19대 대선 기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각 후보 캠프에 이해하기 쉬운 공보물, 투표용지, 선거 조력인 등 참정권 보장을 요구해왔다. 4월 20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발달장애인권리보장촉구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 활동가들은 11일 영등포구 한얼빌딩에서 열린 개소식을 기점으로 서울지역의 발달장애인의 차별을 해소하고 권리를 증진하는 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 발달장애인들이 참여하는 자조모임과 다양한 발달장애인 권리운동에도 활발하게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정훈 센터장은 “우리 센터는 앞으로 한국피플퍼스트와 함께 서울의 본격적인 발달장애인 권리옹호 운동을 위해 활동하겠다”라며 “서울에는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이 많지 않은데, 앞으로 튼튼한 자조모임을 더 많이 만들 계획이다. 서울의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집에만 있지 않고 밖으로 나와 신나게 활동하도록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김 센터장은 “지금까지는 부모님들이 우리를 대신해서 권리를 이야기했지만, 앞으로는 발달장애인 당사자인 우리가 스스로 권리를 알고 말하고 당당히 외치겠다”라며 “지난 6년간 경남에서 활동했을 때 3명에서 출발했던 발달장애인협회는 지금 경남 각 지역 지부별로 10명에서 15명까지 활동하고 있다. 서울도 25개 지역(자치구)를 이렇게 만들 수 있도록 많은 분의 도움 바란다.”라고 밝혔다.

피플퍼스트 서울센터 운영 방향을 밝히는 김정훈 센터장.
피플퍼스트 서울센터 운영 방향을 밝히는 김정훈 센터장.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권리옹호 활동을 하겠다고 나선 것을 두고 장애인 부모들과 장애인단체 활동가들도 지지와 격려를 보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공동대표는 “이 센터는 서울에서 당사자 동지들이 활동할 거점”이라며 “신체장애인 당사자들이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만들어 지역사회에서 당당히 권리를 주장하는 것처럼, 피플퍼스트 서울센터에 참여하는 당사자분들도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부모 입장에서도 제발 그렇게 지역사회로 나가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박명애 대구 장애인지역공동체 대표도 “지체장애인이든 지적장애인이든 예산이나 서비스가 충분히 지원됐더라면 예전부터 이런 일이 가능했을 것이다. 지금까진 부모가 하루라도 더 살아야 한다, 아니면 부모가 죽을 때 아이도 같이 죽자고 하는 비극적인 시대에 살았지만, 앞으로는 우리가 이런 시대 바꿔가자.”라며 “부모님들에게 이제는 (발달장애인 당사자) 걱정 마시라, 본인들이나 신경쓰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조아영 한국피플퍼스트 서울지역위원장은 “센터가 앞으로 발달장애인의 인권을 존중하며 배려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항상 쉬운 말과 언어로 소통했으면 좋겠다.”라며 “센터가 이렇게 운영된다면 발달장애인의 인권이 존중되는 세상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소망을 전했다.
 

개소식 참가자들이 리본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개소식 참가자들이 리본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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