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인권교육 강동중학교에서 진행
"장애인도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걸 알게 돼"

“장애인하면 떠오르는 게 뭔가요?”
“휠체어요, 목발, 불편함, 소통이 어렵다”
10일 서울 강동중학교 1학년 교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경기도장애인교육권연대 엄주영 활동가가 학생들에게 장애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물었다. 아이들은 주로 '불편함'을 떠올렸다.
그러나 엄 활동가가 장애인에 대한 보험가입 차별, 시설에 갇혀 살면서 19년 만에 외출한 장애인 이야기 등을 이야기해주고 우리 사회 장애인 차별에 대해 묻자, 아이들은 “편견 때문에 장애인은 일자리를 얻기가 쉽지 않다”라면서 차별의 예를 답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교실에서는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정신 활동가가 장애인 차별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이 활동가는 “지하철에서 장애인들만 따로 다니게 해 놓은 커다란 문은 차별일까요? 배려일까요?”라고 묻자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배려'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활동가는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이 다니는 개찰구로 같이 다닐 수 있게 개찰구를 넓히면 되는 것을 장애인들만 따로 다니게 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장애가 사회구조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교육은 노들장애인야학(아래 노들야학)과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지난 2008년부터 진행해온 장애인인권강사양성교육의 현장교육 프로그램이다. 장애는 개인적인 낙인이 아닌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차별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
이날은 노들야학 교사와 각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그리고 중증장애인당사자 등 10여 명이 일일교사로 나섰다. 활동가와 장애인당사자가 2인 1조로 △학생인권조례 등 인권 전반에 대한 교육 △장애인인권에 대한 교육 △장애체험과 상황극 등을 아이들과 함께했다.
상황극에서는 휠체어를 탄 사람이 친구들과 함께 길을 걷다가 계단이 나왔을 때 혼자 올라가지 못하고 남는 상황, 건널목 앞에서 신호등이 너무 빨리 바뀌어 건너지 못하는 상황 등을 학생들이 체험했다.
또한 학생들은 집에서만 갇혀 살아야 하고 이동하려면 지하철 리프트를 20여 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장애인의 일상 등을 보며 장애인의 삶을 간접 경험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정신 활동가가 학생들에게 상황극을 설명하고 있다. |
![]() ▲강당에서 진행된 학생들의 장애체험 |
이날 인권교육강사로 나섰던 노들야학 정민구 교사는 학생들의 반응에 대해 “장애인을 불쌍하게 보지 말고 그들의 인권을 인정해야 나의 인권도 인정된다는 교육의 취지가 잘 전달된 듯 하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김태현 활동가도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장애인 문제에 호응할 때마다 오히려 내가 위안을 받았다”라며 웃었다.
노들야학 박준호 교사는 “아이들이 지루해하는 감이 있는 것 같아 다음부터는 시청각자료를 더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인권 수업을 마친 곽동환 학생은 “18년 동안 시설에서 세끼 미역국만 먹었다는 얘기가 충격적이었다”라면서 “그동안 장애인하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오건탁 학생은 “남녀구분이 없는 화장실, 저상버스 부족으로 인한 외출제약, 직장에서의 차별 등 장애인들이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알게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임소영 학생은 “장애에 관한 문제는 장애인들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라면서 "왜곡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지 말고 다름을 인정해주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장애인인권에 대한 교육을 원하는 초·중·고교는 노들장애인야학(02-766-9106)으로 문의하면 된다.
![]() ▲이날 교육은 장애인 인권외에도 학생인권조례 등 전반적인 인권에 대한 교육이 함께 이뤄졌다. |
![]()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문주 활동가가 장애인의 이동권에 관한 영상을 학생들과 함께 보고 있다. |
![]() ▲장애인당사자와 함께한 장애인 인권교육시간 |
![]() ▲인권에 대한 생각을 적은 학생들의 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