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법 밖의 사각지대 410만은 기만적이자 야만적"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지지원으로 거듭나야"
![]() ▲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조계사로 이동, 기초법 개정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빈곤사회연대 등 20개 단체가 참여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을 위한 공동행동(아래 기초법개정공동행동)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상대빈곤선 도입을 요구하며 15일 오후 조계사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기초법개정공동행동은 늦은 2시 보신각 앞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 ▲ 15일 늦은 2시 기초법개정공동행동은 보신각 앞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상대빈곤선 도입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
이날 결의대회에서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기초법이 제정된 지 십 년이 지났고 2002년에는 최옥란 열사가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요구하다가 돌아가셨지만, 기초법의 수급자가 160만 명이고 빈곤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은 410만 명에 달하는 기만적이고 야만적인 현실에 우리는 살고 있다”라면서 “우리가 지금 이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한나라당 의원조차 기초법의 문제를 잘 알고 부양의무제 폐지를 담은 개정안을 제출하는 등 누구나 복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논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라면서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상대 빈곤선 도입으로 진정한 복지를 만들어보자”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진수희 복지부 장관이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정작 내년도 예산안에서는 대상자 2만7천 명, 예산 30억 원이 삭감됐다”라면서 “부자감세 100조 원, 4대강 사업 30조 원의 십 분의 일만 투입해도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최저생계비를 현실화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홈리스행동 임재원 활동가는 “현재 수급비로 42만 원을 받고 있는데 여러 조항에 걸려 이것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고, 가장 심각한 것은 물가가 상승하는 만큼 수급비가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또한 최저생계비 체험을 한 국회의원이 ‘황제의 밥상’이라고 말하고, OECD 국가임에도 빈곤계층에 있는 사람은 ‘그냥 주는 대로 먹어라’라고 하는 현실이 한심하다”라고 성토했다.
![]() ▲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준비 중인 정승배 씨가 부양의무자 기준에 걸려 수급자가 되지 못해 자립하며 살아가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
현재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준비 중인 정승배(뇌병변장애 1급) 씨는 “2년 전 석암베다스다요양원에서 나와 자립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수급비를 받을 수가 없었고, 이 때문에 자립하며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다”라며 “꼭 (수급비를) 보장받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부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최영아 공동대표는 “지역에 중증의 뇌병변장애로 활동보조 없이는 꼼짝도 못 하는 부부가 살고 있는데 시청, 구청 공무원들도 부부가 사는 집에 와서는 ‘이분들은 수급비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하다가도 나중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에 걸려 안 된다’라고 말하고는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묵묵부답일 뿐”이라면서 “그렇다면 길거리에 나앉으라고 기초법을 만든 것인가?”라고 성토했다.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상대빈곤선 도입으로 기초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제도를 현실적으로 개선하는 일은 곧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는 길이자 친서민 정책의 기초가 되는 문제"라고 지적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지지원의 실질적 대책으로 기초법이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함께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대회 후 곧바로 조계사로 이동해 늦은 4시 30분께 천막을 치고 기초법 개정을 요구하는 농성에 들어갔다.
기초법개정공동행동은 16일 이른 11시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적으로 농성을 선포하고 국회에서 기초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 ▲ 전동휠체어를 탄 참가자들이 기초법 개정에 대한 요구가 쓰인 종이를 돌파하는 상징의식을 통해 기초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