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기의 두 개의 시선

공진초등학교는 깨끗했고 교문은 활짝 열려있었습니다. 자로 잰 듯한 빌딩과 켜켜이 시루떡처럼 쌓여 있는 아파트 사이로 가을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운동장에는 주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가족 나들이로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평화롭고 한가로워 보였습니다.
그런데 일부 주민들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학교가 들어서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 불이익이 있다는 이유로 특수학교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996년 이후 설립된 서울 11개 특수학교 인근의 표준·개별공시지가를 살펴본 결과 모든 지역에서 연평균 7~17%의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근거 없는 낭설이라는 것입니다. 근거 없는 불안은 이기심을 낳고 영혼을 잠식합니다. 이러한 논리도 따지고 보면 애초부터 장애인에 대한 배제와 혐오가 전제되었기 때문일 테지요. 이는 처음부터 특별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지고 훈육되는 것이라 짐작됩니다.
운동장 위로 아이들의 경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학교를 둘러싼 논쟁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놀이터에 모여 놀이에 열중합니다. ‘오고 싶고 머물고 싶은 모두가 행복한 학교’ 멀리 교훈처럼 적혀있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기울어가는 가을 햇살을 받으며 발걸음을 돌리는 데 보도블록 사이로 크고 작은 들꽃들이 어우러져 피어 있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