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센터, 버스정류소 149곳 장애인 접근권 모니터링
대부분 점자블록 없고, 시설물로 인해 저상버스 리프트 내리기도 어려워

부산광역시 내에 교통약자가 탑승할 수 있는 저상버스 도입률이 현저히 낮을 뿐만 아니라 버스정류소 장애인 접근성도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해운대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해운대센터)에 따르면, 부산시 운행 버스 2517여대 중 저상버스는 509대(20.2%)에 불과하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2차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 5개년(2012~16)’에서 목표했던 41.5%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그뿐만 아니라 버스 정류소 구조가 저상버스와 맞지 않는 등 접근성도 매우 좋지 않았다. 해운대센터는 “저상버스 도입도 중요하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정류소 주변 접근성 확보가 병행되어야 한다”면서 지난 9월 12일부터 11월 1일까지 해운대구 좌동, 중동, 우동, 재송동의 버스정류소 149곳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을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버스정류소 대부분에 점자블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으며, 버스 운행 정보 안내판이 너무 높거나 아예 없는 곳도 있었다.
해운대센터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 별표1에 따르면 버스정류소 대기시설에 행선지·시간표 등 버스 운행 정보를 제공하는 안내판은 휠체어 사용자 및 어린이 등이 읽을 수 있게 바닥면에서 1.5m 내외에 설치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으나 대부분 2m 정도로 높게 설치되어 있거나 누락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정류소 주변에 가로수, 가로등 등 시설물로 인해 저상버스가 보도에 근접 정차하여 휠체어 리프트를 내릴 수 있는 공간도 부족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통약자들은 버스 승하차를 위해 버스 정류소가 아닌 곳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반면, 서울의 경우 버스정류소에 휠체어 마크를 그려 그곳에서 저상버스가 정차하도록 하고 있다.
해운대센터는 “조사 결과와 대안에 대해 부산시와 해운대구청에 개선 요청했으나 일괄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관리하는 부서가 없어, 부처 간 책임을 미루는 등 개선의 의지가 없었다”면서 “장애인 이동권이야말로 자립 생활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행정 편의주의에 빠져 외면당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