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근로조건과 취업현황 등 18편 논문 발표
구체적이지 않고 분류기준, 지원내용 모호하다는 지적도

▲2회 장애인고용패널학술대회가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장애인 노동문제에 관한 학술대회가 열렸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아래 장애인공단)은 30일 이른 10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회 장애인고용패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소득과 빈곤’, ‘취업’, ‘근속기간’, ‘고용결정요인’ , ‘만족도’ ,‘건강과 소득’ 등 6가지 주제로 나뉘어 총 18편 논문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오전에는 장애인 취업자의 취업경로와 실업장애인의 구직경로 등에 관한 주제로 논문발표를 진행했다. 장애인공단 김용탁 연구원, 한일장신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남연희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선희 씨가 각각 발표를 맡았다.

 

김용탁 연구원은 ‘장애인 취업자의 취업경로 분석- 사회연결망을 중심으로’라는 논문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나이가 많을수록, 여성일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생산직종일수록, 비정규직일수록 장애인 취업자가 공식경로보다는 사회연결망을 활용하는 경향을 보인다”라고 전제하고 “일부 지도층이 사회연결망을 부정적으로 사용하긴 했지만, 장애인 취업을 위해서 지역사회에 인적네트워크를 구성해 경쟁 노동시장에의 진입과는 별도의 비경쟁노동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남연희 교수는 ‘청각장애 취업자와 미취업자의 특성 및 관련 변인 분석’이라는 논문에서 “청각장애인은 자격증이나 직업훈련 등의 유무보다는 장애등급, 성별, 일상생활 능력 등이 취업에 영향을 끼친다”라고 설명하고 “청각장애인의 취업을 위해 일상생활 기술훈련, 신체운동능력 강화훈련과 함께 직장 내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선희 씨는 ‘취업애로 실업장애인의 구직활동기간 결정요인 연구’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 김 씨는 “실업장애인은 충분히 자격과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구직기간이 길어지고 있으며, 교육수준이 높고 지방에 거주할수록 구직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의료적 기준으로만 장애를 분류하는 기준을 넘어서 장애측정에 환경적 요소와 개인적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어 열린 토론에서 발표자들은 토론자들에게 대안과 방향성이 추상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토론자들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모두 동조하나 구체적 실현방향이 나와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전(위)와 오후(아래) 각각 진행된 섹션에서 참가자들은 장애인 취업문제와 근로조건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오후에는 ‘만족도’를 주제로 장애인 근로조건과 직업, 생활 만족도에 대한 상관관계 등이 발표됐다.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박준성 연구원,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김성진 씨,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양지숙 씨 등이 발표를 맡았다.

 

박성원 연구원은 ‘직업현장에서 장애인의 근로조건이 직업만족과 생활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연구원은 “장애등급이 낮을수록,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직업만족과 생활만족이 높으므로, 장애인의 교육수준과 경제활동 기회부여를 높이고 동시에 사회환경적으로 적극적인 사회보장제도의 개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김성진 씨는 ‘임금 근로 장애인의 일상생활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에서 “일자리와 일상생활만족도에서 취업안정성, 인사고과 공정성, 복리후생 등이 유의미한 수준에서 정적관계로 나타났다”라며 “근로시간가사와 양육부담으로 8시간 전일제 근로가 어려운 여성장애인과 저학력 장애인에 대해 더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비장애인의 절반 수준인 임금과 2차산업에만 머물러있는 근로직종의 변화 등을 꾀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양지숙 씨는 ‘장애인 근로자의 직무스트레스가 직무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양 씨는 “현재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비롯해 각종 고용정책과 지원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장애인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아 사회적 지원이 장애인의 직무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하고 “장애인의 취업 여부만이 아니라 취업 이후 직무환경에서의 문제점 발생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며, 가시성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없는 시선과 사회신뢰의 구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각 토론자와 참석자들은 연구에 초점을 맞추느라 너무 많은 데이터를 버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장애인의 소득수준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만족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내용이 없고, 분류가 인위적이고 자의적이며 사회적 지원에 관한 내용도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이 ’08∼’09년에 조사한 「장애인고용패널조사」와 「사업체장애인고용실태조사」 결과를 연구자들에게 제공해 연구자들이 이를 토대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사업체장애인고용실태조사」는 장애인 노동시장의 수요자에 대한 분석을 위해 지난 2008년 전국 상시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30,000개에 대한 기본조사와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2,510개를 심층조사했다.

 

「장애인고용패널조사」는 장애인 노동시장의 공급자에 대한 분석을 위해 지난 2008년 전국 만 15∼75세 등록장애인 5,092명을 표본으로 조사했으며, 장애인공단은 2010년 현재 3차 조사까지 완료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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