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도 발달장애인도 일할 수 있는 재활용센터 BARC

장애인작업장(BARC-재활용센터)

 

캘리포니아의 첫날 일정은 바크(BARC)라는 장애인작업장 방문으로 시작했다. 바크는 관련 회사에서 재활용기계를 기부받아 재활용처리와 다양한 작업을 하는 대규모 발달장애인의 작업장으로, 재활국과 지역개발기금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바크의 정원은 400명으로 대기자는 없으며, 본인이 원하는 곳의 작업부서(16개)에 배치한다. 

 

만약 바크에 자신이 원하는 부서가 없으면 다른 작업장에 연계해주며, 대형시설이기 때문에 폭력성이 강한 사람은 들어올 수 없다. 캘리포니아주 발달장애인종합지원센터인 리저널 센터(Regional Center)에서 정보를 가져와 발달장애인 본인이 업무를 선택하며, 2주마다 부서이동 회의를 진행하고, 본인이 원하면 부서 이동이 가능하다.

 

▲ 바크 작업장에 설치된 보조기 : 이동에 필요한 기구.

 

▲기저귀 교체용 기구.

 

바크는 지역사회에서 발달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개발하고 있으며, 새로운 직업을 찾는 직원을 배치해 연계업무를 맡기고 있다. 특히 정부나 은행, 일반사회에서 일거리를 가져오며, 현재 20개 업체와 연계하고 있다. 그중 5개 업체가 고정적이며, 나머지 업체는 간헐적, 정기적으로 납품을 받아 일한다.

 

바크와는 한 개의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는데, 지역의 여러 중소기업이 같이 하길 원하고 있다고 한다. 바크가 기업들에 인기있는 이유는 발달장애인이 작업공정에 있어 매우 정확하고 불량이 없어서라고 한다. 각 사업팀은 독립채산재로 운영하고, 한 부서에서 번 것은 그 부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일에 대한 능력과 수입에 따라 시급이 다르다.

 

작업장에는 발달장애인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맞춤형 보조기구가 단계별로 설치되어 최중도의 발달장애인들도 일을 할 수 있다. 기저귀를 갈 때 수치심을 느끼지 않게 해주는 기구 등 발달장애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편 18~22세의 발달장애 학생들에게는 전환교육도 시행하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중도의 장애가 있는 51%는 지역사회 프로그램인 댄스, 봉사 등에 참여하고 있었고, 48%가 바크 안에서 교육을 받는다. 경도의 발달장애 학생에게는 8명당 1명의 잡 코치(jab coach)를 배치하고, 최중도의 발달장애 학생에게는 3명당 1명의 잡 코치를 배치하는데, 지역사회 통합에 더 큰 목적을 둔다고 한다.

 

발달장애인이 근무하는 목공소 두 곳을 들러 그들의 작업공정을 직접 볼 수 있었는데, 시장판로 개척으로 연간 6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크의 책임자 볼드윈(Baldwin), Kern 리저널센터의 책임자인 클락 박사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캘리포니아주의 발달장애인지원법인 랜터만법(Lanterman Act)과 리저널센터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현재 한국도 발달장애인법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더니 클락박사는 캘리포니아주의 랜터만법을 참고하면 한국의 법은 더 좋은 발달장애인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해주었다.

 

밀러 전환센터(전환 프로그램)

 

연수일정 마지막 날 아침 일찍 방문한 곳은 발달장애인 전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밀러직업전환센터(Miller Career and Transition Center)였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평가도구는 적합한 직종을 컴퓨터에서 자동으로 테스트하는 도구인데, 우리나라 돈으로 무려 4천만 원이라고 했다.

 

미국 장애인교육법(IDEA)에 따라 장애인은 22세까지 교육이 가능한데, 이 센터에서는 14~22세 사이의 발달장애인들이 교육을 받고 있었고 발달장애학생의 기술능력을 측정하는 능력평가를 매우 전문적으로 시행하고 있었다.

 

능력평가는 비즈니스 마케팅, 휴먼서비스, 프로덕션, 건설·산업, 컴퓨터 등 다섯 가지 대분야로 나뉘고 각 분야는 8개 중분야로 나뉘는데, 이것은 다시 6가지 소분야로 나누어진다. 평가를 하면 12쪽 분량의 평가지에 그 결과가 나타난다. 이러한 능력평가는 일에 대한 평가, 속도, 일의 관심도, 필요한 보조 정도와 횟수 등을 평가하며, 평가기간만 최소 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직업 평가 도구.

 

▲직업 평가하는 장면.

 

이 센터는 LA 교육국의 시범적인 전환교육프로그램으로 부모들은 발달장애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처럼 독립적인 생활을 위해 기술을 훈련받고 졸업하기를 요청한 데에서 출발했다. 이 센터에서는 고등학교와 똑같이 6시간 프로그램을 교육받는데 2시간은 직업교육, 4시간은 학습 프로그램으로 실제적이고 실용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수학은 햄버거 살 때 거스름돈 계산과 같은 재정교육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영어는 직장에 들어갈 때 쓰는 신청서를 작성하는 방법 등 사람과의 관계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직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의무를 주었을 때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 동료 간의 관계, 자기옹호 능력 등 고용을 위한 기술교육을 중시한다고 한다.

 

전환센터는 LA 교육국에 3개의 센터가 있고 내년까지 5개의 권역에 새롭게 설치될 예정이라고 하며, 일반학교 특수교육과정에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한다. 밀러센터는 직원 100명에 총 200명의 교육생이 있고 45명이 더 들어올 예정이며, 센터의 1년 예산은 5백만 달러로 집과 센터 간의 통학에 드는 비용이 가장 많다고 한다.

 

현재 취업한 학생들에 대한 데이터가 없지만 리저널센터에서 취업을 연계하고 있고, 성인은 연금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중등특수교육도 실생활과 직업에 필요한 현장중심의 교육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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