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은 그 어느 때보다 추웠습니다.
영하 날씨만이 추운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 차별받은 사회적 약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마저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차가운 현실이기에 추웠습니다. 차가운 현실에 사회적 약자의 버팀목이 되고, 가난한 자의 벗이 되어야 하는 국가인권위원회마저 등을 돌려버렸기에, 손발이 얼고 사지가 마비될 정도로 추웠습니다.
현병철 인권위원장은 해바라기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차갑고 꽁꽁 언 그늘진 곳을 보려 하지 않고, 권력의 눈치만을 보며 인권의 기준과 가치를 그에게 맞게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우동민, 그가 이곳 인권위에 머무르며 농성을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복지 포퓰리즘'이 사회를 망친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그러합니까! 정부여당, 한나라당이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예산을 비롯한 서민예산, 복지예산을 외면하고 빼버린 채, 4대강을 죽이는 예산을 날치기 통과시키던 그날, 우동민 활동가가 폐렴을 앓고도 '장애인 예산, 복지예산, 서민예산'을 외면하는 규탄의 자리에 설 수밖에 없었을까요? 그들은 그가 아픈 몸을 이끌고도 왜 그 자리에 섰는지 아직 모르는가 봅니다.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 봅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우리는 믿고 싶습니다. 그늘진 곳의 우리들, 장애인, 빈민, 성소수자, 청소년,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들이 세상을 바꿀 거라고. 우동민 활동가가 자기 몸을 아끼지 않으면서 행동하고, 주변을 따스하게 바라보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약속합니다. 죽음에서 생명이 자라나듯, 남은 우리가 장애인 차별 없는 세상, 어떠한 이유로도 모두가 차별 없이 대우받고 평화롭게,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우동민 활동가가 남긴 글에서, 그는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립생활을 시도하고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났지만,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자들, 가진 자들은 이윤만을 최고로 여기며 '탐욕의 감옥'에 갇혀 세상을 더럽히고 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의 싸움으로 '탐욕의 감옥', '차별의 창살'을 없애겠습니다.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으며 싸움의 최전선에 섰던 우동민 활동가, 잘 가세요. 편안히 잠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