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탈시설 이후 10년의 이야기
석암투쟁 마로니에 8인_⑤ 주기옥
2009년 6월 4일, ‘석암재단 생활인 인권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탈시설-자립생활 쟁취를 위한 노숙농성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시설을 나와 농성투쟁을 했던 8명은 이후 ‘마로니에 8인’이라고 불렸습니다. 이들 62일간의 노숙 농성은 서울시 탈시설-자립생활 정책의 초석이 되었는데요, 석암투쟁 10주년을 맞아 ‘마로니에 8인 - 탈시설 이후 10년의 이야기’가 카드뉴스로 연재됩니다. (제작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진 1] 탈시설 이후 10년의 이야기 #5
기옥의 이야기
“내가 먹고 싶은 거 먹고, 누구한테 지시 안 받고, 나도 자유롭게 살고 싶어.”
사진 2] 가족
사진 3] 엄마는 동생을 낳다가 돌아가시고 언니도 동생도 죽고 나만 살아남았어요. 아버지가 사업을 하다 망해서 너도 헤어지고, 나도 헤어지고, 식구가 다 헤어졌어요.
사진 4] 2009년에 여든이 넘은 아버지가 찾아왔어요. 그때 아버지를 찾으려 했지만 못 찾을 줄 알았어요. 아버지한테 내가 그랬어요. “아버지, 아버지가 나 버렸어”
사진 5] 아버지가 그러시더라고. “내가 죄가 많다” 아버지는 가끔 나 보고 싶다고 전화하는데, 새엄마는 가끔 통화하면 거기서 살다 죽으라고 해요.
사진 6] 도망
사진 7] 뿔뿔이 헤어지고 얼마 안 돼서 교회에서 소개시켜주는 남자랑 대전에서 2년을 살았어요. 남자는 노가다판에서 일했는데 하도 때려서 배 속에 애도 유산했어요. 그래서 무서워서 일 나갔을 때 도망 나왔어요.
사진 8] 도망 나와서 그 겨울에, 그 추운데, 역전으로 갔어요. 그때 어떤 아줌마가 나를 불러서 자기 집에 가자고 했어요. 여관을 했는데 9년 동안 죽도록 일만 했어요. 하루에 밥을 9번하고, 청소 빨래 다 했어요.
사진 9] 돈은 안 주고 일만 시키더라고요. 한 푼도 못 받고 일만 했는데, 날마다 먹고사는 게 너무 고생이었어요. 집도 절도, 의지할 곳도 없고 인생 참 죽고 싶었어요.
사진 10] 서울역
사진 11] 그래서 열차 타고 도망쳤어요. 서울역에서 두 달을 살았는데, 껌도 팔고 이것저것 장사를 했어요. 근데 88올림픽 때 사람들이 와서 데려갔어요.
사진 12] 시설
사진 13] 대방동 부녀보호소로 갔는데, 두세달 있다가 석암요양원으로 보내졌어요. 여자만 8명 갔는데, 당시 같이 갔던 사람들 중 문 씨하고 나만 살아남았어요.
사진 14] 석암에 와서는 거기 맡겨진 아이 한명을 키웠어요. 세 살부터 내가 키웠는데, 밥 먹이고 똥 치우고 손수 기저귀 빨고 했어요.
사진 15] 그 아이가 ‘엄마~’ 하고 소리를 내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았어요. 그래서 내가 그 아이한테 푹 빠졌었어요.
사진 16] 석암에서 나오기 전까지, 그 아이 스물 네살까지 씻겨주고 밥 먹여 주고 내가 다 했어요. 그런데 시설 종사자들이 우리를 찢어 놨어요. 그러다가 막 팍팍 패고 그래서 스물다섯에 갔어요.
사진 17] 원장이 따뜻한 말 한마디를 안 하고 천대한 걸 생각하면, 우리가 떨어진 게 그게 너무 서러워요. 그 아이가 많이 맞았다는 것도 너무 서럽고, 그게 가슴에 가장 많이 남아요.
사진 18] 소망
사진 19] 시설에서 살기 싫었어요. 삶이 너무 지겹고 지옥 같았어요. 나도 인간인데 사람들은 다 다니는데 나는 23년 동안 내 스스로 한번을 못 나오고 처박혀 살았어요.
사진 20] 우리가 무슨 죄인도 아니고, 왜 못하게 해요? 내가 먹고 싶은 것 먹고, 누구한테 지시 안 받고, 나도 자유롭게 살고 싶었어요.
사진 21] 나오니까 자유롭게 살 수 있고, 맘이 편해요. 나와 사는 게 좋아요. 지금 시설에 있는 사람들도 다 나와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사진 22] 석암재단의 비리에 맞서 싸운 마로니에 8인의
탈시설 이후 10년의 이야기
2009년 마로니에, 그리고 지금
* 마로니에 농성 10주년 행사때 2019년 6월 4일 오후 2시~8시
곳 서울시청, 마로니에 공원(*구체적인 행사내용은 5월 중순 경 확정됩니다)
후원계좌 농협 301-0168-5108-11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저녁식사는 “다른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에서 함께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