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찾아간 장애인들 “공식 사과하고 인권 교육받아라” 규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벙어리’라는 장애인 비하발언을 해 장애계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7개 장애인시민사회단체들은 9일 오후 1시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사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벙어리’라는 장애인 비하발언을 해 장애계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7개 장애인시민사회단체들은 9일 오후 1시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사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벙어리’라는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해 장애계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 등 7개 장애인시민사회단체들은 ‘공식사과 하라’라며 성명을 내고 9일 오후 1시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해 참석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에는 국무회의를 생중계까지 하더니 북한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버렸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청각장애 당사자인 이종운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의원은 “옛날에는 벙어리, 병신, 애자 같은 장애인 비하 표현을 일상생활에서 자주 썼다. 그때의 우리는 누군가를 조롱할 때 함부로 낮잡아 부르던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됐다. 법 제32조 괴롭힘 등의 금지에 대한 조항에서는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대의원은 “그런데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우리 존재를 함부로 취급해 내게 좌절감을 안겼다. 벙어리라는 표현에 담긴 많은 언어, 청각장애인들의 상처를 정녕 모르는가? 그런 당신이 당 대표자라 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으며 “자유한국당에서만 지난 홍준표 전 대표의 정신장애인 비하 표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다음에도 장애 비하 표현이 또 있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황교안과 자유한국당은 당장 공식 사과문 발표와 동시에 인권교육을 받아라”하고 분노했다.

이에 장추련을 비롯한 장애인시민사회단체들은 △자유한국당의 공식 사과 △모든 소속 위원과 직원에게 인권교육 실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올해 1월에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대표가 장애인 비하발언으로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말을 잘못했다”며 다시 “정치권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 그 사람들까지 우리가 포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했다.

당시 이 대표의 발언이 화제가 되자,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은 그 말을 한 사람(이 대표)을 정신장애인이라고 말한다”는 글을 올렸다. 장애인 비하발언을 한 이 대표를 비판하며 자신 역시 장애인 발언을 한 셈이다. 그로 인해 이들은 장애계에 의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되었다.

장추련 측은 “한 당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반복해서 장애인 비하발언이 쏟아지는 것을 더는 지켜볼 수만은 없다”라며 “정치인은 더는 다른 사람을 비하하고 모욕하는 이야기에 장애를 담지 말아야 한다. 또 국민을 위한다며 많은 약속을 쏟아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 한 사람을 인권적으로 존중하는 태도부터 고민해야 한다”라고 지적하며 자유한국당 측에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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