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은 대한민국 교육의 전진기지라고 할 정도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환경은 누가 만들어 놓은 것도 아니고 서울이 가지는 특성 중 하나인지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지표가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동안 서울교육의 책임자들은 정부와 한통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립적인 운영을 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고, 그런 환경적인 면에서 본다면 고여서 썩은 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는 자못 진지한 의지가 모여 치른 선거에서 서울교육의 진보시대를 열어갈 수 있었습니다.
혁신학교, 혁신교육이라는 표현은 억눌린 교육현장에 빛으로 작용하고, 숨 막히는 경쟁의 시대에 숨통을 틀 것이라 보고 있으며 여전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는 학생을 둔 부모들에게는 혁신교육이나 혁신학교를 보면서 당장에라도 무언가 변화가 생기고 그동안 받아온 차별 환경을 개선해 마음 졸이지 않고 학교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또 다른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기대감은 아직도 기대감에 머물고 있으며, 장애인교육의 현실 또한 여전히 엄혹한 것이 여전합니다. 장애인교육은 무엇이 바뀌게 되고, 어떤 환경이 제공되는 것인지 언급이 없습니다. 단지 책임교육이라는 말 안에서 달라질 것이라는 말이 ‘사탕발림’에 지나지 않고 분명히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쯤은 서울교육에서 장애학생들을 위한 정책이 제시되고 실천이 보여야 하는 단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어떤 변화도 감지되지 않는 교육청의 모습에서 여기가 끝인가 하는 의구심이 일어나는 것은 우려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 봅니다.
장애학생들을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이 과밀학급해소, 특수학교 신·증설, 교육보조원 충원, 전환교육환경 조성, 직업교육 시행, 평생교육 시행 등 시급하게 할 일이 산적해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장애인교육과 관련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들은 바 없기에 기대감이 점점 우려로 변해가고 있으며, 진보교육감 시대에도 장애인교육은 제자리를 맴돌게 되고 마는 것인지 걱정하게 됩니다.
책임교육과 혁신교육이라는 슬로건 안에 장애학생들을 위한 정책이 마련되고 있다면, 당사자들에게나 학교에도 그 내용들이 전달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그런 언급이 없다는 것은 여전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인지, 그런 사정을 고려해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하는 것인지 알고 싶은 마음입니다.
기다림이란 목적이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작정 기다리면 될 것’이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 허상입니다. 임기는 정해져 있으며 그 안에 어떤 희망을 줄 것인지는 기다리는 사람들의 몫이 아니라 교육청과 교육감님의 몫이라 봅니다.
장애학생들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막연한 기대감이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이제 그 막연함에 현실성 있는 비전을 채워주시기 바랍니다.
희망을 품고 생활할 수 있도록 가시적인 무언가를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당장의 현실적인 어려움은 과밀학급 문제와 특수학교 신·증설입니다.
교육환경 개선이라는 과제가 장애학생들에게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입니다. 개별화교육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공간의 문제는 심각하며, 가장 기본적인 교육환경을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학습권 침해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특수학교의 경우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특수학교를 선호한다기보다는 불가피한(통합교육의 문제로 인한) 선택이라 할 수도 있으며, 특수학교의 교육환경이 필요한 경우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학교 개체 수 부족과 지역적인 불균형으로 인한 피해는 장애학생과 부모의 몫으로 남아 여러 불편요인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면에서 보면 직업교육(훈련)과 평생교육 환경조성이 있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직업선택의 자유가 뿌리부터 존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교육에서 이를 받아 안지 못하고 일반교육의 틀 안에서 장애특성과 정도에 맞는 교육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장애 때문에 단기간 습득해 활용하기 어려우며, 이를 위해 학교교육에서 직업교육(훈련)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오랜 시간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성인기를 맞이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평생교육 환경은 성인기뿐만 아니라 학령기에도 필요하며, 장애인 평생교육의 정책수립과 실행이 우선입니다. 현재 장애인 평생교육과 관련해서 어떤 대책도 수립되지 않은 상태이며, 평생교육과 관련해서도 장애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제공되고 있지만, 장애인들을 위한 환경은 전무한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 평생교육은 장애인들에게는 오아시스와 같습니다. 내용을 어떻게 구성할지, 예산문제와 지자체와의 협력문제와 범위는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 등 다양한 고민과 실행계획이 필요합니다.
교육감님,
아직도 여전히 장애학생들은 폭력과 괴롭힘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애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오는 결과들입니다. 획일적인 장애이해 교육이 아닌 다양함 속에서 시행되는 장애이해교육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방송실에서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어떤 교육의 효과를 낳을 수 있을까요? 교실마다 강사가 들어가 학생들과 호흡하며 전달하는 교육이 어떤 효과를 낳을 수 있을까요? 결과는 극명하게 갈리게 됩니다. 장애를 이해하지 못하면 장애학생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리라 봅니다.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문제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곽노현 교육감님,
서울의 장애학생과 그 부모들이 교육감님의 입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젠 말씀을 해 주실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서울 장애인교육의 변화에 대해서 기본적인 정책에 대해서, 학교교육뿐만 아니라 평생교육에 대해서도 가지고 있는 생각의 보따리를 풀어 펼쳐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최석윤의 '늘 푸른 꿈을 가꾸는 사람들' 


함께 이문제를 잘 풀어나갔으면 합니다.
서울장차연에서도 함께 의제를 올리고 공유하고 함께 실천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