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장애계 뉴스 브리핑(9월 둘째 주)
한국장애포럼은 국내외 장애계와의 지속적인 협력과 연대를 통하여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등의 이행을 촉진하고 장애인의 권리 실현과 통합적인 사회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장애단체들의 연합조직입니다. 한국장애포럼은 매주 해외 장애계 뉴스 중 한국 장애계와 공유하고픈 뉴스를 뽑아 소개합니다.
1. 탈레반의 표적이 된 장애인권 활동가들
아프가니스탄의 저명한 장애인권운동가 A 씨는 미국의 보조금을 받아 활동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에게 수류탄 공격을 받았습니다. 미국 국제장애협의회(USICD) 이사벨 하지(Isabel Hodge) 사무총장에 따르면, A 씨와 같은 장애인권 활동가와 그 가족 등 최소 50명 이상이 위험에 처해 있는데요. 장애인권 활동가들은 수년간 장애를 가진 아프간 국민에게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탈레반 점령 이후 이러한 서비스 제공이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한편, 아시아 재단(Asia Foundation)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은 세계에서 1인당 장애인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40년 이상 지속된 전쟁으로 아프가니스탄 성인의 80% 정도가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애인권 활동가들의 지원 요청에도 국제사회는 사실상 이 문제에 대해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_ 원문 기사: The Taliban Is Targeting Disability Rights Activists
2. 친환경-장애차별주의(Eco-ableism)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친환경운동이 비장애인중심주의(장애차별주의)적으로 구성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집단 중 하나가 바로 장애인인데 정작 기후위기 대응 논의에서 장애인은 종종 초대받지 못하고,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플라스틱 빨대를 가게에서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률/조례가 있죠. 장애계 활동가들은 ‘플라스틱 빨대를 쓰는 사람=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사람’이라는 프레임이 플라스틱 빨대를 쓸 수밖에 없는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무조건적인 금지가 아니라 장애인 등 다양한 사회구성원을 포괄하는 친환경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또한, 장애인이 접근가능한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하지 않은 채 ‘자가용 이용 제한’이나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것’ 등을 도입하는 것 역시 장애차별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일례로 네덜란드에서는 자전거 출퇴근 시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정책을 도입하였는데, 자전거를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에겐 동일한 유형의 세금감면이나 혜택이 있는지, 필자는 되묻습니다. ‘친환경’이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을 포괄하며, 장애인을 논의 테이블에 앉히는 실행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_ 원문 기사: Climate Change, Disability, and Eco-Ableism: why we need to be inclusive to save the planet
3. 미국, 이달부터 장애인 학자금 대출 상환 면제
지난 8월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교육부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학자금 대출 면제에 필요한 까다로운 신청 절차와 긴 대기를 없애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이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 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빙해야 했는데요, 이번 소식에 무리하게 노동을 이어오던 당사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교육부는 이번 변화가 대학 중 또는 졸업 후에 장애를 가진 32만여 명이 넘는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4. 장애인 관련 기사 용어 사용 권고안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 전국 장애와 저널리즘 센터(National Center on Disability and Journalism)에서 장애 관련 용어 지침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본 지침은 장애인에 관한 기사나 글을 쓸 때 확인해야 할 정보나 용어를 제시합니다. “자유로운/유능한 신체(able-bodied)”부터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wheelchair-bounded)”까지 약 100여 개의 표현에 대한 권고 지침을 담고 있습니다.
크리스틴 길저(Kristin Gilger) 센터장은 “단어 사용에 대한 획일적 합의는 물론 있을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장애인이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어떻게 묘사되는지는 일반 대중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확립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낙인을 없애기 위한 용어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_ 지침 원문: Disability Language Style Guide
※지침의 기본 원칙
· 기사 내용과 관련이 있는 경우에만 장애를 언급할 것. 정확한 장애 유형을 의료전문가 등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확인할 것
· 가능하다면, 당사자가 어떻게 묘사되길 원하는지 물어볼 것. 당사자와 소통이 불가능한 경우, 신뢰할만한 가족이나 권익옹호자, 의료전문가 또는 해당 유형의 장애인을 대표하는 유관기관에 문의할 것
· “diversability(diversity(다양성)+disability(장애)의 합성어)”나 “handicapable(handicap(장애)+able(가능한)의 합성어)”와 같은 합성어는 직접 인용이나 해당 단체 또는 운동을 설명하는 게 아닌 이상 만들어내지 말 것
· 장애를 설명하기 위해 “이상(disprder)”, “손상(impairment)”, “비정상(abnormality)” 및 “특수(special)”와 같은 단어를 사용할 때 민감성을 가질 것.
5. 디즈니랜드, 장애접근방식 변경
디즈니랜드는 장애인 접근성 관련 서비스인 DAS(Disability Access Service) 프로그램을 ‘일부 개선’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발달장애 가족들이 제기한 소송에 따른 디즈니의 접근 정책 개편 이후 8년 만에 이루어진 변화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장애인이 놀이기구 등의 이용 시간을 확보하여 물리적으로 줄을 설 필요가 없도록 하고, 방문자가 각 명소나 키오스크에 갈 필요 없이 앱을 통해 놀이기구 및 기타 체험시간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전에는 디즈니랜드에 도착한 이후에야 장애인 이용 등록을 할 수 있었으나, 이번 정책 변화로 가을부터는 실시간 화상 채팅을 통해 도착하기 최대 30일 전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디즈니는 각 명소별 예상 대기 시간과 개인화된 일정 등을 제공하는 디지털 도구, 디즈니 지니(Disney Genie)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_ 원문 기사: Disney Making Changes To Disability Access At Theme Par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