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30주년 노들야학, 10월 13일에 급식후원주점 열어
‘평등한 밥상’ 꿈꾸며 학생들 무료급식 제공
“평등한 밥상을 함께 차려 주세요” 시민 후원 요청

[편집자 주] 올해로 개교 30주년을 맞이한 노들장애인야학이 10월 13일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급식후원주점 ‘평등한 밥상’을 연다. 노들야학은 휠체어 접근 가능한 식당이 없고, 식사지원할 활동지원사도, 밥 사 먹을 돈도 없는 현실에서 ‘누구나 평등하게 밥을 먹어야 한다’며 2014년 급식을 시작했다. 현재 노들야학 학생이라면 누구나 점심과 저녁, 하루 두 끼를 무료로 먹을 수 있다. 올해 80여 명의 성인 중증장애인들이 야학에 공부하러 온다.

지난 9월 21일, 노들야학 ‘비마이너읽기’반에서는 각자 원하는 밥상을 그림으로 그렸다. 학생들은 모두가 맛있게 잘 먹을 수 있는 밥상, 디저트가 있는 밥상, 아침 밥상, 가난한 밥상, 다양한 반찬으로 가득한 밥상, 잘 모르겠어 밥상 등을 그렸다. 야학 학생 권오성 씨는 언론에 취재를 요청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그 글과 그림을 싣는다.

노들야학 교사와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밥상을 그림으로 그렸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서 있는 사람이 권오성 씨. 사진 노들야학
노들야학 교사와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밥상을 그림으로 그렸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서 있는 사람이 권오성 씨. 사진 노들야학

우리는 노들장애인야학 학생들입니다.

우리들은 공부하고 배우고 일하면서 인간의 최고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나 연구하고 고민 중입니다. 우리는 행복이 가까이 오기를 바라고 희망과 꿈을 저버릴 수 없는 신체적 약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서 배워서 학교 졸업장을 따려고 검정고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입니다. 경증장애인이나 중증장애인이나 다 일도 하고 자립생활을 하려고 번 돈을 차곡차곡 저축하는 학생들이죠.

그런데 정권이 바뀌어서 올해는 중증장애인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지경에 놓여 있습니다. 장애인활동지원 예산도 다 깎고 장애인권리입법은 다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이곳 노들장애인야학도 살아남을 일을 생각하니 큰 걱정이 듭니다. 큰 위기가 닥쳐올까 봐 두렵습니다. 더욱이 우리가 점심때부터 밥 먹고 일하고 공부하는 야학에서 밥값 문제 때문에 고민을 한다는 것은 얼마나 수치스럽고 치졸스러운 일이 아니겠어요?

그래서 우리 노들야학 급식 후원 티켓을 만들어서 돌리고자 합니다. 친구, 지인, 이웃사촌과 각 연대단체, 심지어 우리와 연관된 공공기관에까지 손을 벌리려고 하는데 의향이 어떠실련지요?

《노들 30주년 ‘평등한 밥상’》

일시: 2023. 10. 13 금요일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장소: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문의: 02)6925-7103

메일: nodeuldp@gmail.com

후원계좌: 기업은행 277-051864-01-082(사단법인 노란들판)

온라인 모금 참여 : 평등한 밥상 후원하기(클릭)

권오성 씨가 그린 원하는 밥상. 밥은 백반과 볶음밥, 반찬으로는 생선조림, 소불고기, 제육볶음, 김치, 부침개, 삼색나물, 미역국을 적었다. 사진 노들야학
권오성 씨가 그린 원하는 밥상. 밥은 백반과 볶음밥, 반찬으로는 생선조림, 소불고기, 제육볶음, 김치, 부침개, 삼색나물, 미역국을 적었다. 사진 노들야학
‘어떤 밥상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어’를 표현한 그림. 사진 노들야학
‘어떤 밥상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어’를 표현한 그림. 사진 노들야학
‘모두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밥상’이 색색의 동그라미로 그려져 있고 그 밑에 먹고 싶은 반찬들이 적혀 있다. 사진 노들야학
‘모두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밥상’이 색색의 동그라미로 그려져 있고 그 밑에 먹고 싶은 반찬들이 적혀 있다. 사진 노들야학
자신이 먹고 싶은 ‘아침 밥상’을 그렸다. 동그란 밥상 주변으로 제육볶음, 부대찌개, 두부조림, 김치찌개, 카레, 라면, 고등어 등이 적혀 있다. 이러한 건강한 아침 밥상이 병 예방에 좋다며 ‘병 예방’이라는 단어도 적혀 있다. 사진 노들야학
자신이 먹고 싶은 ‘아침 밥상’을 그렸다. 동그란 밥상 주변으로 제육볶음, 부대찌개, 두부조림, 김치찌개, 카레, 라면, 고등어 등이 적혀 있다. 이러한 건강한 아침 밥상이 병 예방에 좋다며 ‘병 예방’이라는 단어도 적혀 있다. 사진 노들야학
노들야학 공동교장이자 학생인 김명학 씨는 ‘가난한 밥상’을 그렸다. 보리밥에 소금, 간장이 그려져 있다. 사진 노들야학
노들야학 공동교장이자 학생인 김명학 씨는 ‘가난한 밥상’을 그렸다. 보리밥에 소금, 간장이 그려져 있다. 사진 노들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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