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건 및 인화학교 전반에 대한 해결책 마련
재조사 촉구하는 다음 아고라 서명, 4일만에 5만 명 넘어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가 인화학교 성폭력사건에 대한 재조사 등을 촉구하며 시작한 서명이 3일 만에 목표인원인 5만 명을 넘은 가운데, 27일 광주시교육청은 '인화학교성폭력사건대책반'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교육청(교육감 장휘국)이 ‘(가칭)인화학교성폭력사건대책반’을 구성하고 폐교 검토 등 인화학교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광주시교육청의 이번 입장 발표는 지난 22일 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도가니’의 개봉 이후 이 사건에 대한 대중적인 공분이 일면서,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아래 인화학교대책위)가 지난 25일부터 다음 아고라에서 재조사 등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기 시작해 3일 만에 목표 인원인 5만 명을 훌쩍 넘긴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장애학생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광주시교육청으로써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과 시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라면서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발생 이후 성폭력 축소·은폐 및 성폭력 혐의로 검찰에 고발조치 되었으나, 기소 유예 결정 또는 공소시효가 지난 관계로 사법적 처리를 받지 않은 교직원이 지금까지 인화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광주시교육청은 “‘(가칭)인화학교성폭력사건대책반’을 구성·운영해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비롯한 인화학교 문제 전반에 대한 진단과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이라면서 △2013년 청각장애학생 교육을 위한 공립 특수학교 (가칭)‘선우학교’ 신설 △일반학교 특수학급에서 교육받기를 희망하는 청각장애학생에게 특수교사와 수화통역사 배치 등 모든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결과를 보면,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5년간 교장과 행정실장을 포함한 가해자가 6명이었으며, 초·중·고등학교 피해학생이 9명이었다. 하지만 대책위는 가해자 10명, 피해자 12명 등 더 많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성폭력 가해자 6명은 형사 고발되었으며, 2명은 성범죄 행위의 은폐·축소에 관련된 혐의로 추가 고발됐다. 하지만 고발된 가해자 6명 중 2명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기각됐으며, 성범죄 은폐 교사 2명도 처벌에서 제외됐다. 이어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받고 복역하던 교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구형받는 등 가해자 2명이 집행유예로 풀려나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현재 인화학교에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특수교사와 성범죄 은폐혐의로 고발된 교사 2명이 복직해 교사로 일하고 있다.

 

또한 2010년에는 인화학교와 인화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과 원생들 사이에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인화학교대책위가 해당 구청에 민관합동조사를 요구했지만, 재단의 반대로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화학교성폭력사건을 모델로 청각장애인학교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의 한 장면. © CJ엔터테인먼트

 

현재 인화학교대책위는 운영 주체인 사회복지법인 우석에 △시설 명칭 변경 및 목적 사업 변경 계획 철회 △2005년·2010년 성폭력사건에 대해 사과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며 광주광역시와 광산구청에는 △인화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및 인권침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 △광산구청의 조사에 불응한 법인에 책임을 물을 것 △장애인 거주시설 거주인의 인권 보호와 자립생활 지원할 구체적인 계획 제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 대책반을 꾸리기로 한 광주시교육청에는 △2010년 성폭력 사건 및 인화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 즉각 실시 △청각장애학생을 위한 특수교육 비전 제시(특히 신설 예정인 특수학교에서 청각장애학생 대상 교육지원 계획 제시) 등을 요구해왔다.

 

한편, 인화학교대책위 김용목 대표는 지난 19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전화연결에서 “‘도가니’ 영화는 하나의 계기고, 2005년에 벌어진 이 일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이 사실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면서 “하루빨리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원회가 해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비마이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