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맞이 장애성인 교육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 열려
'학교형태의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예산지원 등 촉구
![]() ▲'한글날 맞이 장애성인 교육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이 7일 늦은 2시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렸다. |
565번째 한글날을 맞이해 교육으로부터 소외된 장애인들이 세종대왕에게 장애성인 교육권 보장에 관한 상소를 올렸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아래 전장야협)는 7일 늦은 2시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한글날 맞이 장애성인 교육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장야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교형태의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예산지원의 구체적 근거 마련을 위한 법령 개정 및 지침 개정 △장애인평생교육시설 발굴·육성 및 미등록 장애인야학의 양성화 계획 마련 △장애성인의 원활한 교육환경을 위한 관련서비스 지원 △장애성인의 욕구와 특성에 맞는 문해교육 교재 개발 등을 촉구했다.
전장야협은 "대졸자가 넘쳐나는 교육열 높은 한국사회에서 많은 수의 장애인들이 한글을 비롯한 기초적인 교육도 받지 못한 채 성인이 되어버렸다"라면서 "2007년 '장애인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제정돼 법적으로 장애인야학을 국가가 지원할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지만, 장애성인의 교육을 책임져야 할 정부와 지자체는 예산 지원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장애성인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장야협 박명애 이사장은 "47세에 장애인야학에 들어가 48세에 검정고시를 봐서 초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라면서 "다들 돈벌이가 되는 일을 배우라고 할 때 택시비 아껴가며 공부해 그 후 10년 만에 고등학교 졸업장을 땄지만, 정작 공부하고 싶었던 현실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박 이사장은 "교육청에 가서 성인장애인 교육문제에 대해 아무리 이야기해도 학령기 아동 지원도 힘든데 성인을 어떻게 지원하느냐고 만 할 뿐"이라면서 "잘 사는 사람만 학교 가고 유학 가는 게 아니라 장애인도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장야협 박경석 상임이사는 "초등학교 이하의 학력으로 살아가는 중증장애인 49.5%는 바로 장애인 야학에 다니는 학생들의 삶"이라면서 "장 보러 가서 한글과 숫자를 몰라 계산도 할 수 없고 상점의 간판을 읽을 수 없어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늘 도움받으며 살아가야만 하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박 상임이사는 "교과부에 수년째 찾아갔지만, 중앙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교육받지 않는 장애인에 대한 어떤 대책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원교 회장은 "고등학교 졸업장 따기까지 35년 걸렸다"라면서 "장애인도 국민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우리는 의무교육 기회조차 누리기가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박미자 수석부위원장은 "대한민국 교육법상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는데,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할 장애인들을 교육에서 소외시키고 있다"라면서 "교사들이 나서서 교육의 열망을 안고 힘들게 야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장애인의 현실을 알리고 교과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노들장애인야학 학생인 장애경(뇌병변장애 1급) 씨와 이준수(뇌병변장애 2급) 씨가 '세종께 올리는 상소문'을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장 씨와 이 씨는 상소문을 통해 "장애인평생교육시설로 등록하면 예산을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구체적 지침이 없어 교육시설들은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라면서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법령이나 지침을 개정하라"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장애성인이 보는 지금의 교과서는 성인에게 맞지 않는 지문들만 있다"라면서"욕구와 특성에 맞는 문해교육 교재 개발을 위한 예산을 마련하고, 그 개발에 현장의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라고 강조했다.
![]() ▲세종대왕에게 상소문을 올리고 있는 노들장애인야학 장애경 씨와 이준수 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