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책 출간 및 오는 12일 포럼 진행

《특수에서 보편으로》 책 표지. 출처 교육공동체 벗 출판사
《특수에서 보편으로: 통합교육에 대한 급진적 제안서》 책 표지. 출처 교육공동체 벗 출판사

“우리는 아직도 특수교육이라는 용어를 들으며 살아갑니다. 나는 특수교육이 특별할 것 하나 없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이자 당사자인 로버트 마틴의 이 말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던지는 강력한 질문이자 경고입니다. 왜 우리는 여전히 ‘특수’를 따로 떼어 놓은 채 교육을 논의하고 있을까요? 왜 통합교육은 여전히 비현실적인 이상으로만 머물고 있는 걸까요?

다가오는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출간되는 책, 『특수에서 보편으로: 통합교육에 대한 급진적 제안서』(윤상원 외, 교육공동체 벗)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특수 교사, 장애인 당사자, 부모, 교사, 교수 등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 책은, 통합교육을 다시 생각하고,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는 급진적인 시도이자 절실한 외침입니다.

물리적 통합은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실질적 통합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2023년 웹툰 작가의 자녀 학교에서 벌어진 아동학대 논란, 2024년 특수 교사의 비극적인 사망 사건은 현재 통합교육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자폐라는 특성은 혐오의 대상이 되고, 과중한 업무 속에 특수교사는 버텨야만 합니다. 통합교육의 이름 아래, 장애라 명명된 아이들과 교사들은 점점 더 고립되고 있습니다.

책은 ‘특수’를 다시 논의합니다. 장애가 결코 개인의 속성이나 결핍이 아님을, ‘특수성’은 인간 보편성과 연관되어져 있음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분리 교육은 평등할 수 없으며, 진정한 통합은 장애 학생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교육이어야 함을 말합니다. 특수학교의 증설을 자랑하는 한국 정부에 대해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가 강하게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분리를 늘릴수록 통합은 더욱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닙니다. 교실에서 분투하는 교사들의 생생한 이야기, 차별과 혐오를 몸으로 겪은 당사자와 부모들의 목소리, 통합교육을 위해 싸우고 실천해 온 이들의 기록입니다. 그 안에는 지금의 통합교육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침묵시키고 배제해 왔는지, 그리고 그 구조가 얼마나 단단히 뿌리내려 있는지에 대한 고발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책은 희망의 책입니다. 특수와 보편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 다양성을 교육의 중심에 놓는 새로운 교육을 향한 제안입니다. 능력주의와 차별주의가 지배하는 현실을 넘어서,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의 학교’를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책의 출간을 기념해, 오는 4월 12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서울 충정로역 인근 강북노동자복지관 5층 대강당에서 출간 포럼이 열립니다. 책에 참여한 저자들과 함께 ‘진짜 통합교육’에 대해 깊이 이야기하고, 새로운 교육의 길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포럼 참가비는 2만 원이며, 교육공동체 벗 조합원은 50% 할인, 알라딘 북펀드 참여자는 무료로 참가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 신청은 아래 링크에서 가능합니다.

▶ https://bit.ly/4hNooQc
▶ 문의: 010-4827-0712 (교육공동체 벗)

우리는 이제 ‘특수’를 넘어 ‘보편’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통합교육의 위기는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교육의 위기이며, 동시에 우리 사회의 정의와 평등에 대한 척도입니다. 『특수에서 보편으로』는 이 위기의 시대에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교육적 선언이자 실천의 매뉴얼입니다. 이 실천의 길에 함께 손을 맞잡고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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