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30분의 7'
지적장애인의 슬픈동화
![]() ▲'30분의 7' 공연 포스터. ⓒ베가미디어. |
"30년 동안 자라지 않는 일곱 살 제 딸은 너무 큰 짐이고 행복이었습니다. 제발 저 아이보다 하루만이라도 더 세상에 머물 수 있게 해주세요"
지난 11월 4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세모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30분의 7'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연극 ‘30분의 7’은 타쿠마 타카유키의 ‘입맞춤’을 한국의 ‘베가 미디어’와 일본의 ‘아뮤즈’가 공동 제작한 작품으로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어하는 장애인 부모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종욱, 찰스, 돌고래 등 지적장애인이 모여 사는 어느 시골 마을의 보건소이자 개인 요양원에 만화가인 한명수가 지적장애인 딸 은수와 함께 살기 위해 찾아온다.
과거 시설에 맡긴 은수가 시설을 탈출하다 성폭행당한 뒤로 한명수는 은수를 평생 자신이 돌보리라 결심하지만,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게 되자 세상에 홀로 남겨질 딸이 각종 폭력에 희생되지 않고 살아갈 길이 없음에 절망한다.
요양원에서 만난 지적장애인 종욱과 딸 은수가 가까워지고 둘은 결혼을 꿈꾸며 서로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순수하게 그려지는 이들의 사랑도 결국 비극적으로 끝난다. 종욱이 여동생 종희와 함께 살게 되어 요양원을 떠나게 되고 한명수는 자신이 떠난 뒤 세상의 폭력에 시달릴 딸을 생각하며 은수를 살해하고 만다. 그리고 한명수는 종욱과 은수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를 세상에 남기고 하늘로 떠난다.
'30분의 7'은 개인 요양원에서 살아가는 지적장애인들의 일상과 그들 가족이 겪는 사회적 갈등을 다루고 있지만, 이들을 통해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을 슬픈 동화로 풀어내는 작가의 대중적 감수성이 만나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이 처절한 죽음 앞에 던져야 할 물음은 부성애라는 이름으로 가려져 조금씩 희미해진다. 그리고 요양원 사람들은 이들 부녀를 추억하는 것으로 연극은 마무리된다. 지적장애인에 대한 세상의 부정적인 시선을 거부하고 있음에도 지적장애인의 삶을 주제로 한 편의 슬픈 동화를 만들어낸 '30분의 7'은 아쉬움을 안겨준다.
![]() ▲'30분의 7' 공연의 한 장면. ⓒ베가미디어. |



